문래 창작촌과 문화비축기지에서 안동을 생각하다
[이호영 기자]
▲ 문래창작촌 입구 용접 마스크 조각상, 이곳이 문래창작촌임을 알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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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문화도시로 지정된 안동은 본 지정을 앞두고 문화기획가를 양성하는 사업을 펴고 있다. 그 과정에 따라 서울 선진지 견학에 나섰다. 코로나19로 꽉 막혔던 여행길이 풀리면서 모처럼 전세 버스를 타고 나선 서울에서 좋은 점을 보고 배워 안동에 적용해 보겠다는 희망을 안고서.
"지금 저와 여러분이 있는 곳에서 문래동의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2005년 처음 제가 이곳 문래동에 들어왔을 때 제 사무실이 지금 여러분이 앉아있는 곳입니다."
현재 1,350개 공장과 100여 개 예술가 사무실이 운영 중이고 이곳 철공업체의 매출은 연간 7천억 원에 이른다고 말한다.
▲ 주물업체 간판 설명 예술가가 만든 주물업체 간판에 대해 설명. 주물 만드는 상징을 넣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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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주 대표는 안동서 온 예비 문화기획가들을 위해 문래동을 안내하면서 원주민인 철공 단지 사장과 건물주인 등과 겪었던 마찰과 갈등 그리고 이를 극복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앞으로 안동에서 기획가들이 해결해야 할 난관 등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 콤프레셔 등 폐철로 만든 기린 조각 문래창작촌 입구에 설치된 기린 조각. 작가(천근성)는 망가진 기계 부품, 폐철, 철 가공 도구를 활용해 뛰어난 기술을 지닌 장인들을 표현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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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 의자와 콤프레셔 등 폐철로 만든 기린(麒麟) 조각, 못을 뽑는 망치 조각, 용접 마스크 등은 문래창작촌의 본래 모습을 상징한다. 또 철공소와 어울리지 않은 예술품 전시 공간과 판매점, 식당, 선술집 등이 현재 문래동의 모습을 대변한다.
▲ 철공업체 사이에 있는 문화예술공간 문화예술작품 전시공간이다. 철공업체 사이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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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링' 등 정밀 부품도 문제없이 만들어 납품하고 있다. 여기 업체가 힘을 합치면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기술인의 자부심이 골목과 골목이 이어지는 수많은 철공소의 시커먼 쇳가루 속에 묻어나고 있다. 기어를 연결해 만든 한 업체의 간판은 예술가의 창작과 업체의 기술력이 합치한 독특함에다 이 골목의 특징을 상징한다.
▲ 문래창작촌 한 업체 간판 기어를 연결해 만들었다. 예술가와 업체의 콜라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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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쇳가루가 날리는 이곳에서 예술을 하고 그 예술가와 전혀 어울리지 않은 철공소에 매력을 느낄까?' 궁금하다. 동시에 '그럼 안동의 매력은 무엇이 있을까?'도 생각해본다.
문래창작촌 견학을 마치고 간 곳은 상암 문화비축기지이다. 1970년대 '석유파동' 때 기름을 저장하기 위해 국가에서 만든 대규모 기름 저장고였다고 한다. 2천년 초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 바로 옆에 생기면서 석유 비축 기지는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하고 빈 탱크와 건물이 남았다가 문화기지로 변신했다. 수 천만 리터의 석유 등을 저장하던 대형 탱크는 정비 과정을 거쳐 전시와 공연,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 문화비축기지 '5번 탱크' 예전에 기름 탱크가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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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비축기지 기름 탱크 내부 모습 대형 기름 탱크 내부 모습. 등유 2200만 리터 보관, 높이 15m, 지름 38m, 기둥 21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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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대형 탱크는 파빌리온, 공연장, 탱크 원형 보존, 복합 문화 공간, 이야기관 등으로 활용되고, 탱크로리 차량이 주차하던 곳은 광장으로 바뀌면서 월드컵 경기장과 함께 연간 수 만 명의 시민들이 이곳에서 전시와 공연 등 문화를 즐기고 쉬어가는 공원이 되고 있다고 한다.
▲ 탱크 내부에 진행 중인 전시회 그림과 사진, 조각 등 각종 예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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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서울이다. 볼거리와 체험 거리, 그리고 쉴 거리가 대규모로 펼쳐지면서 안동과는 아주 다르다." 함께한 문화기획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럼 안동은 어떻게?'를 다시 생각해본다.
한국 정신문화재단과 미래문화재단이 주관한 이번 답사는 '도시의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하는 라운드 테이블', '도시라테' 문화기획학교 교육 과정 중 하나이다.
'도시라테'는 도시문제를 직접 해결해볼 수 있고, 안동 문화도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참여한 시민을 대상으로 예비 문화기획가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7월 23일까지 매주 토요일 교육한다.
문화기획에 문외한인 필자도 4월 30일부터 참여해 매주 교육을 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전통과 역사, 유학이 살아 숨 쉬는 안동을 어떻게 변화시켜 새로운 문화 미래를 만들 수 있을지 고심 중이다.
지금 활동하는 문화기획학교가 안동이 문화도시로 한 걸음 도약하는데 기초 씨앗을 뿌리고, 많은 시민이 모여 다양한 생각과 이야기를 공유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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