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후보도 '김포공항 이전' 공약, 이준석 몰랐나?" [6.1지방선거]
[이경태, 소중한 기자]
▲ 이기재 국민의힘 양천구청장 후보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5대 공약 중 '공항소음피해지역 주민 실질적 지원확대' 내용, '김포공항 이전 지속추진'이 명시돼 있다. |
ⓒ 이기재 후보 공약 제출 자료 캡처 |
국민의힘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통합' 공약을 "제주 관광산업 말살 공약"이라면서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이재명 후보 측이 31일 "국민의힘 후보들도 같은 공약을 내세웠다"고 반격하고 나섰다.
즉 국민의힘이 '김포공항 이전·통합' 공약에 대한 논란을 확산시키면서 제주·부산 지역 등에서 '민주당 심판' 기조를 강화해 전략적 이득을 취하고자 했지만, 같은 당 후보들이 같은 공약을 낸 사실도 알지도 못한 채 무리한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재명 후보 측에 따르면, '김포공항 이전·통합' 공약을 이번 선거에서 냈거나 과거 의정활동 등을 통해 추진했던 국민의힘 인사는 이기재 양천구청장 후보와 박정숙 전 인천 중구청장 예비후보다. 특히 이기재 후보는 2016년 말 국정농단 사태 초기 이준석 대표와 11일 간 단식농성을 하면서 당시 이정현 대표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촉구한 바 있는 데다 앞서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보좌관, 제주도 서울본부장 등으로 활동했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 캠프의 김남준 대변인은 이날(31일) 논평을 통해 "이기재 후보는 선관위에 제출한 5대 공약에서 '김포공항 이전 지속 추진'을 약속한 데 이어, '양천발전 시민연대'의 항공기 소음 관련 대책 관련 질의에 '확실한 방법은 김포공항을 완전히 이전하는 것'이라며 '재임기간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완전 이전을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이기재 후보는 제주도 서울본부장으로도 재임한 경력이 있다"면서 "국민의힘 주장대로라면 제주도 공직자 출신이 제주도민에 칼을 꽂는 공약을 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또한 그는 "국민의힘 인천 중구청장 예비후보였던 박정숙 인천시의원은 작년 8월 30일 시정질의를 통해 김포공항 이전과 인천국제공항과의 통합운영을 주장하는 한편, 같은 해 10월엔 '인천-김포공항 통합 추진 촉구 결의안'까지 대표발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작년 7월 1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김포공항 이전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을 받고 '상당히 경청하고 검토해볼만한 제안이라 생각한다'고 답변했다"고도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 정치인들이 김포공항 이전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사실도 모른 채 오로지 상대 진영의 분열과 갈등을 의도하며 선동을 해왔던 것"이라며 "정당한 정책 경쟁보다 얕은 수로 국민을 현혹하려 했던 이준석 대표의 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악의 자살골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왼쪽 두번째),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왼쪽 세번째)가 지난 27일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국회사진취재단 |
그는 이날 오전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에서 박남춘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와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국민을 속여서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는 정치는 절대로 계속되면 안 된다"면서 "국민의힘이 김포공항 기능을 인천공항과 통합하면 제주도 관광경제가 나빠진다고 하는데 김포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면 제주관광이 잘 되고, 인천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면 제주관광이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고 주장했다.
특히 "경기도 동쪽과 강남, 인천공항까지 이어지는 GTX-D 노선이 Y자로 건설해 논스톱으로 달리면 (김포공항 가는 시간과 비교할 때) 추가 시간이 10여 분에 불과하다. 이는 GTX-D 노선의 경제성도 올라가는 제대로 된 정책"이라며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에 대한 거짓말을 명색이 서울시장이란 분(오세훈)이 집권여당 지도부란 분이 하면 되겠나"라고 주장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오전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 부상일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등과 함께 김포공항 이전 공약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한편, 이준석 대표는 이날 제주도청 앞 기자회견 후 이기재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 관련 질문을 받고 "민주당이 3일 동안 열심히 찾아낸 것 같은데, 양천구 신월동 일대 같은 경우 공항 소음 민원이 있기 때문에 그런 공약을 낸 상황이 이해가 간다"고 이기재 후보를 두둔했다.
아울러 "이재명 후보나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같은 경우 부동산 개발의 취지로 김포공항을 폐항하겠다는 것이라 말이 안 된다.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10분밖에 안 걸린다' 뭐 이런 얘기도 들어있고, '원주 청주로 가면 된다' 이런 게 이재명·송영길 후보의 공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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