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열차들이 정차하는 순천역, 그 뒤에 숨겨진 마을
[김이삭 기자]
▲ 순천 조곡동 철도문화마을 |
ⓒ 김이삭 |
▲ 순천 조곡동 철도문화마을 |
ⓒ 김이삭 |
▲ 순천 조곡동 철도문화마을 |
ⓒ 김이삭 |
'경치가 아름다운 골짜기'라는 뜻의 '자경골'이라 불렸던 순천의 조곡동에는 철도 직원들이 거주했던 관사가 무려 77동이나 지어졌다. 모두 직급별로 구분된 등급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를테면 4·5등 관사는 단독 주택 형식이었던 반면에 6·7·8등 관사는 1동에 2개의 관사가 붙어있는, '한 지붕 두 가족'과 같은 연립 주택 형식이었다.
더구나 관사를 철거하거나 수리하는 과정에서 슬레이트와 창호, 창틀, 붙박이장, 다다미와 같은 자재물들이 발견되었다 한다. 이곳의 관사들이 일본의 건축 양식을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일제가 우리나라를 영원히 지배할 거라는 착각 속에서 만들어졌음을 짐작케 한다.
▲ 순천 조곡동 철도문화마을 |
ⓒ 김이삭 |
▲ 순천 조곡동 철도문화마을 |
ⓒ 김이삭 |
과거부터 철도가 발달했던 순천에는 단순하게 철도 직원들이 머무르는 관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서울, 대전, 부산처럼 철도의 위상이 컸던 순천답게 직원들을 위한 많은 복지시설도 관사와 함께 지어졌다. 철도병원, 운동장, 수영장 및 목욕탕, 구락부, 철도 회관, 배급소 등이 그러했다.
지금은 대부분의 시설들이 없어졌지만, 이 시설들이 철도 직원들을 위한 관사와 함께 지어졌음을 생각해보면 조곡동이 순천읍성을 비롯한 기존의 시가지와는 차원이 다른 '철도 신도시'나 다름 없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순천 조곡동 철도문화마을 |
ⓒ 김이삭 |
▲ 순천 조곡동 철도문화마을 |
ⓒ 김이삭 |
조곡동 철도문화마을에는 그 이름에 걸맞게 마치 기차를 타는 것 같은 느낌으로 마을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명소가 있는데 '기적소리 전망대'가 바로 그곳이다. 행정복지센터 근처에 있는 하늘계단을 타고 올라가거나, 죽도봉 공원으로 가는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만나볼 수 있다.
기찻길부터 건널목, 열차 기관실까지 재현한 이 전망대에서는 만화 속에서나 볼 법한, 하늘 위를 날아가는 기차를 타는 것처럼 마을을 내려다보며 관사의 배치나 주택의 개량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또 인근 순천역에 착발하는 기차들도 작게나마 볼 수 있다. 참고로 전망대 1층에는 주차장이 있으니 자가용을 몰고 온 경우 꼭 참고하길 바란다.
[철도문화마을로 가는 길]
과거 철도관사가 자리했던 조곡동은 그에 걸맞게 철도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해 있다. 먼저 기차를 타고 온 경우라면 순천역에서 내려서 관광안내소와 파출소를 지나면 보이는 편의점 앞에서 우회전한 다음, 육교를 건너면 된다.
또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타고 온 경우, 아랫장 방면으로 가는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순천터미널에서 순천역으로 가는 버스들이 매우 많지만, 그 중 77번처럼 순천역 서측 정류장을 경유하는 버스를 타면 더 좋다. 버스에서 내린 후에는 기차를 타고 온 사람들과 똑같은 경로로 오면 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필자의 브런치(https://brunch.co.kr/@isak4703/42)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