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저 '욕설 시위'에..윤건영 "尹, 용산이라도 방관할 텐가"

권남영 2022. 5. 3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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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극우단체가 연일 욕설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문재인정부 초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는 등 '문재인 복심'으로 불린 윤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퇴임 이후 대통령님께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평온한 생활을 하시리라 생각했는데 완전히 오판이었다"며 "평산마을은 입구부터 전쟁터였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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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주민 40여명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도로에서 한 보수단체 집회현장을 찾아 소음으로 인한 생활 불편을 호소하며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극우단체가 연일 욕설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문재인정부 초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는 등 ‘문재인 복심’으로 불린 윤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퇴임 이후 대통령님께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평온한 생활을 하시리라 생각했는데 완전히 오판이었다”며 “평산마을은 입구부터 전쟁터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총 대신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이 온 마을에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칼 대신 말로 사람들을 난도질하는 인권유린의 현장이었다”면서 “오늘 평산마을 비서실에서 공개한 현장 영상 일부를 다시 본다. 이 영상을 보고 누가 감히 ‘표현의 자유’라는 고상한 말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이러한 언어폭력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벌어져도 이처럼 손 놓고 있을지 곱씹어본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 사진)과 윤건영 민주당 의원. 뉴시스


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께 요구한다. 지금 양산의 상황을 그냥 이대로 모른 척 두고 보시겠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보셨냐”며 “경찰 등 공권력을 집행하는 기관에도 요구한다. 현행 집시법의 엄격한 집행을 통해서라도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방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혹 집권 초기라 눈치를 보는 건가. 공권력은 권력으로부터 위임받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선배 동료 의원님들께도 부탁드린다. 이런 행위가 용인되는 것은 우리가 지키고 발전시켜 온 성숙한 민주주의가 아니다. 아무리 나라님 욕은 국민의 자유라 해도 아무 상관 없는 마을 주민까지 이런 고욕을 감당해야 할 이유는 없지 않으냐”며 “여야를 가리지 말고 머리를 맞대어 국회가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 영상을 몇 개만 보시면 국민의힘 의원들도 고개를 끄덕이시리라 믿는다”고 호소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이날 문 전 대통령 측은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내놓은 입장문에서 “문 전 대통령 내외는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 엄중히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정부와 치안 당국도 단호히 대응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평온했던 마을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이 됐다”면서 “문 전 대통령 내외는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서 엄중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이 공개한 영상 4개에는 사저 앞에서 확성기로 소리를 지르며 문 전 대통령을 향해 “개XX” “빨갱이”라고 욕설하는 보수 유튜버나 1인 시위자 모습이 담겼다. 검은색 저승사자 옷을 입은 시위자가 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원색적 욕설을 하기도 한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마을 어르신들은 매일같이 확성기 소음과 원색적인 욕설에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고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정부와 치안 당국도 단호히 대응해 달라”고 토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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