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뷰(53)] '피알남' 김홍석 "전문가가 알려주는 피부 건강 A TO Z"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되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보스피부과의원 김홍석 전문의는 유튜브에서 '피부 알려주는 남자'라는 슬로건으로 '피알남' 채널을 운영 중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화장품, 레이저, 피부 문제 등 피부에 관한 알짜배기 정보들을 구독자들에게 아낌없이 전파 중이다.
조금 더 예뻐지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읽은 피부, 화장품, 각종 시술에 관련한 영상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피알남'이 다른 채널들과 다른 점은 미용보다는 건강에 초점을 맞춰 카테고리를 깊이 있게 품었다는 점이다.
피부과 전문의, 대한 피부과의 사회 학술위원, 대한피부항노화학회 간행이사, 한국피부유형연구회 이사, 한국화장품 미용학회 이사, 네이버 지식-in 피부과 자문의사 등으로 활동하고 저서 화장품 상담학을 출간한 그는, 자신의 진료실 안에 앉아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조금 더 많은 이들이 건강한 피부로 아름다워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실 유튜버를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3년 전쯤 각광받기 시작했을 때 시작을 해보려 했는데 '내가 무슨 유튜버야'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고민을 해봤는데 저는 강의도 지금까지 많이 해왔고 지식 정보 전달을 좋아해요. 그런데 제가 가진 정보들은 제 진료실에 들어오지 않는 분들은 모르잖아요. 과연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더라고요. 불특정 다수를 위해 좋은 정보 전달을 하면 좋을 것 같았어요."
김홍석은 자신의 영상을 보는 이들이 연령, 성별, 관심사에 국한되지 않고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게 재미있게 설명한다. '피알남'의 영상을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시청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10분가량의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관점, 재미와 정보가 담겨있으니 구독자들도 만족스러워한다.
"화장품이나 피부에 관심이 아예 없는 사람조차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해요. 심도 있게보다는 대중적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공유하려 합니다. 또 내가 보는 관점에서 조금 새롭거나 다른 것이 있는 점도 고려하고요. 주제가 너무 뻔한 건 굳이 하지 않으려 해요. 대본은 없어요. 생각나는 대로 초창기 때 대본을 만들어봤는데 머릿속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자꾸 대본을 보게 되더라고요. 눈에서 뇌로 들어오는 느낌, 내 생각은 없는 것 같아서 대본을 안 만들었어요."
피부과 원장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진료를 보느라 하루가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유튜버의 일이 고단하지는 않다. 다년간의 경험에서 그는 힘을 빼는 요령도 터득할 수 있었다.
"힘들지는 않아요. 사람의 성향인 것 같아요. 이렇게 소통을 하는 자체가 좋아요. 어떤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으면 오래 못했을 것 같아요. 그냥 평소 하는 대로, 제가 생각하는 대로 하면 되는 것 같아요."
유튜버로서 색다른 희열과 보람을 얻었을 때는 피부암에 대한 영상을 올린 후 구독자들의 반응을 봤을 때였다. '여러분 몸에 이런 '점'이 있으면 피부암입니다'라는 영상은 무려 539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피부암이라는 질병에 관심은 있지만 정보를 얻을 곳이 없었던 사람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물론 이를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피부암 콘텐츠를 올렸을 때 주변에서 이것 때문에 고민해서 힘들어했던 사람들에게 많은 피드백을 받았어요. 저는 지식 전달이 목적이고 저에게는 하나의 질환인데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내용일 수 있겠더라고요. 탈모도 그랬고요. 탈모의 영상의 경우에는 놀이 게시판이 됐더라고요. 커뮤니티라는 게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움직이는 색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전문의라는 직함이 있다 보니, 개인적인 질환을 묻는 메시지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진료를 제대로 보지 않은 상태에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섣불리 답을 하지는 않는다고.
"개인적인 질환이나 진료에 대한 질문인데 잘못 답을 해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아예 답을 하지 않고 있어요. 콘텐츠 요청은 보면서 생각해놨다가 다음에 이야기해야지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병원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보스피부과의원을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피알남'으로 유입된 구독자들이라고 한다. 김홍석은 신뢰가 바탕이 된 관계라며 흐뭇해했다.
"신뢰인 것 같아요. 상업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하고 모든 콘텐츠를 중립적으로 바라보려고 해요. 구독자들도 피부에 대해 궁금해 찾아볼 텐데 있는 그대로 말해주는 게 좋을 것 같더라고요. 이런 점들이 오래도록 쌓이니 신뢰가 형성됐고요. 유튜브 보고도 많이 찾아와요. 저는 필요 없는 것들을 권하지 않아요. 환자분들도 그런 피드백을 많이 해주세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저를 믿어준다는 걸 의미하니 감사해요."
그에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오게 만드는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다.
"기본적으로 피부의사로 활동하고 있고, AI 스타트업과도 하는 일들도 있어요. 피부 분석에 최대한 신경을 쓰는데 이게 제 강점이 되더라고요. 환자의 피부 상태 체크는 물론이고 쓰는 화장품들의 리스트도 다 받아요. 이런 것들을 취합하면 환자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더 자세히 알 수 있거든요. 사용 중인 화장품 리스트를 받는 이유는 병원 입장에서 번거롭지만 홈케어가 잘못돼 있으면 진료를 받아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피부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 줘서 처음부터 추천만 해달라고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웃음) 이것도 필요한 것만 강조해요."
'피알남' 구독자들이 많아지고 그의 영상을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면서 업계에서 조금씩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김홍석은 환자들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의사들도 환자를 대응하는 수준도 높아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 흐름이라고 바라봤다.
"콘텐츠가 뜨면서 전국 피부과에 피부암 문의가 늘어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의사들이 좋아할 것 같지만 사실 반기지 않을 겁니다. 아직 우리나라 의사들이 예전의 진료 습관을 버리지 못한 경향이 있어요. '피부암 이야기를 했더니 병원에서 별거 아닌 걸로 와서 혼났다'라는 댓글도 많았어요. 그 댓글을 볼 때, 의사들의 의식이 많이 바뀌어야 하는구나를 느꼈어요."
김홍석은 피부과 의사로서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유튜버로서는 지금처럼 구독자들과 즐겁게 소통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다.
"피부과 의사로는 이 분야에서 1등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매출 1등 개념이 아니라 생각, 지식 같은 걸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의사로서 최고가 되고 싶어요. 유튜브는 꾸준히만 하고 싶어요.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하자란 생각을 계속하고 있어요. 그저 조금이라도 내 콘텐츠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힘닿는 데까지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관심을 한 번 받으니 꾸준히 받고 싶더라고요.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하니 재미없다고 하지 말고 꾸준한 사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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