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은 연예인, 그는 예산폭탄" 사퇴설 돌던 권성동 살아났다

박태인 2022. 5. 3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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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가 지난 29일 소상공인 추경안 협상을 위해 국회의장실로 향하고 있다.[뉴스1]

국민의힘 원내대표이자 6월 지방선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가는 곳마다 “예산 폭탄을 투하하겠다”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원내대표이면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도 불리는 그이기에 "말에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추경 협상 집중했던 27일 하루를 빼곤 시간을 쪼개 전국을 누비고 있다.


“권성동을 현장에 보내달라”


검수완박 국면에서 야당과의 섣부른 합의로 사퇴설까지 제기됐던 권 원내대표였지만, 최근들어선 분위기가 달라졌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엔 “현장에 권성동을 좀 보내달라”는 요청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나 차유람 선수가 연예인과 같은 느낌을 준다면, 권 원내대표는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할 실력자라 생각한다”며 “결은 다르지만, 인기가 두 사람 못지않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야당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권 원내대표는 유세 현장에서 ‘예산 폭탄’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을 동시에 언급하곤 한다. 30일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선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서 윤석열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예산 폭탄을 확실히 투하하겠다”고 했다. 지난주 인천 계양을과 수원, 강원도 원주를 찾아서는 지역 숙원 해결을 약속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설득해서 예산 폭탄을 쏟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국회 협상의 최종 책임자란 강점을 모두 강조하는 전략이다. 인천에 지역구를 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공약을 말해도 권 원내대표가 직접 말하면 유권자에겐 다르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윤종원 철회시키며 존재감 드러내


권 원내대표는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으로 추천했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고, 결국 내정을 철회시켰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수석을 앉히려 한 것부터가 무리수였단 지적도 있지만, 권 원내대표의 ‘수용 불가’ 입장이 결정적이었다. 권 원내대표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윤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사실까지도 공개했다. 당내에선 관료 중심의 인사에 권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었단 평가도 나왔다.
지난 24일 국민의힘 권성동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춘천시 중앙로터리에서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는 지금도 윤 대통령과 자유롭게 통화를 하며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던 소상공인 손실 보상 추경안 협상안을 무난히 마무리한 것도 권 원내대표에겐 힘이 실리는 부분이다.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검수완박 국면에서 리더십 손상이 있었지만, 대통령과 소통할 수 있다는 윤핵관 프리미엄으로 위기를 넘긴 듯하다”고 했다. 강원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의 의원도 “지난 대선에서 ‘윤핵관’으로 유명세를 타며 노출된 효과를 지금 보는 듯 하다”며 “과거 원내대표들과 달리 사람들이 바로 알아보는 게 유세에선 큰 장점”이라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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