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육부 수장의 조건

2022. 5. 3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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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유세에서 어떤 교육감 후보는 고교학점제를 당장 실행해도 문제가 없으므로 학력 향상은 인공지능(AI) 맞춤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장이 공감하는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해서는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대입 제도를 수정 보완하는 절차를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

교육부 수장의 전문성은 단순히 교직에 근무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현장에 관심을 가지고 현장 실태를 파악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내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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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옥 전 인제대 교수


6·1 지방선거 유세에서 어떤 교육감 후보는 고교학점제를 당장 실행해도 문제가 없으므로 학력 향상은 인공지능(AI) 맞춤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부족한 교원의 충원이 없는 고교학점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현장 실태를 외면하고 있다. 대입 제도 개편이 없는 고교학점제 시행은 수능 위주의 학점 수강이나 대입에 유리한 과목만 선택 지원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기 때문에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 목소리다. 현장이 공감하는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해서는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대입 제도를 수정 보완하는 절차를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 따라서 당장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교육 개혁을 위한 교육부 장관의 조건은 후보자의 화려한 경력보다 학교 현장 전문가라야 한다. 그 이유는 현장 실태를 모를 경우 학교 다양화 고교 체제 구축, 대입 제도 개편 등 교육 개혁 작업과 무너진 공교육을 위한 정책 추진이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학교 현장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고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교육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부 수장의 전문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교육부 수장의 전문성은 단순히 교직에 근무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현장에 관심을 가지고 현장 실태를 파악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내공이다. 전문가는 그런 내공의 결과다. 현장 실태 조사에 따르면 갑자기 불어닥친 코로나 사태로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 준비, 행정 업무 과다 외에 방역 업무까지 담당하느라 학력 부진아 지도를 할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교육감 후보자들이나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이런 현장 실태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교육부 수장이 무너진 공교육을 재건하려면 경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장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이번에 새로 지명된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비록 교직에 근무했다고 하나 2004년 이후 10차례 이상 기획재정부의 공기업 경영 평가단에 참여하는 등 행정 분야 경력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경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문성이다. 만일 교육 정책을 참모들 말에 의존할 경우 실패할 수밖에 없다. 현장 교육 전문가일 경우 자신의 전문성과 내공이 있기에 참모들이 잘못된 정책을 건의할 때 바로잡아 주고 현장 맞춤형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과거 오랫동안 현장 파악을 외면한 교육 정책들은 실패했고, 이로 인해 공교육은 완전히 무너졌다. 왜 한국의 정치는 전문성을 가진 파격적 인선을 주저하는가. 현장 실태를 잘 아는 교육 분야 전문가라야 교육 현장이 공감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얼마나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할 것인지 후보자의 현장 파악 전문성이 궁금하다.

홍진옥 전 인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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