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포공항 이전, 이렇게 가벼이 다룰 사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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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을 없애고 인천공항에 통합하자는 더불어민주당 공약이 지방선거 막판에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것이 과연 지역 현안을 다루는 선거의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인지 의심스럽다.
제주를 비롯해 김포공항과 밀접한 지역의 민주당 후보들은 단순한 아이디어 수준으로 이를 깎아내렸다.
지방선거가 열릴 때마다 불거지는 '묻지마 공약'의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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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을 없애고 인천공항에 통합하자는 더불어민주당 공약이 지방선거 막판에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것이 과연 지역 현안을 다루는 선거의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인지 의심스럽다. 김포공항은 우리나라의 핵심적인 교통 인프라에 속한다. 인구의 절반이 밀집한 수도권에서 오랫동안 각 지방과의 연결을 책임져 왔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근거리 국제 항공편의 중요한 거점이기도 했다. 그것을 하루아침에 없앤다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장차 광역 철도망을 통해 인천공항 접근성이 나아질 테니 없애도 된다, 그러면 인천과 서울 서부권의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명분을 제시했다. 무책임한 주장이다. 당장 표가 필요한 지역의 이해관계를 위해서라면 백년대계가 필요한 국가적 인프라도 얼마든지 헤집어놓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민주당 내부에서 곧바로 반발이 터져 나온 상황은 이 공약에 대한 고민의 깊이가 얼마나 얕았는지 말해주고 있다. 제주를 비롯해 김포공항과 밀접한 지역의 민주당 후보들은 단순한 아이디어 수준으로 이를 깎아내렸다.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안 되는 일이라고 대선 때부터 못 박았던 사안”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공약의 배경에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와 서울시장에 나선 송영길 후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당내 논란이 커지자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우리 당 후보들이 지역에 따라 의견 차이가 있다는데, 어떤 지역에서 우리 당을 지지해주시는가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생각”이라고 했다. 국민의 편익이나 국가적 이익이 아니라 당의 득표를 기준으로 김포공항의 거취를 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논쟁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민주당은 김포공항 이전의 공익적 가치와 필요성을 설득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당리당략에 기초한 것임을 사실상 고백한 셈이 됐다. 애초에 선거용 어젠다로 등장할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기엔 너무 많은 국민의 삶과 너무나 밀접하게 얽혀 있는 이슈였다. 지방선거가 열릴 때마다 불거지는 ‘묻지마 공약’의 폐해. 이제는 끝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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