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받은 중고차로 사랑 나누기.. 어느덧 스무대

박지훈 2022. 5. 3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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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일을 시작해 보니 이건 제가 하는 사역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더라고요."

"사역 초기엔 이 프로젝트가 계속될 수 있을지 저도 의심스러웠어요. 그런데 차량을 기증하겠다는 교회 성도 기업의 연락이 이어지더군요. 그제야 하나님이 이 일을 하신다는 걸 알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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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카선교회, 20호 차량 기증식
이주헌(가운데) 무지개교회 목사가 지난 26일 서울 남산의 한 교회에서 ‘20호 미션카’를 기증한 김용섭(왼쪽)씨, 이 차량을 받게 된 경기도 부천 비전교회의 김대성 목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션카선교회 제공


“막상 일을 시작해 보니 이건 제가 하는 사역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더라고요.”

이주헌(47) 경기도 김포 무지개교회 담임목사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목사는 차량을 기증하려는 교회나 성도로부터 중고 승용차나 승합차를 인도받아 차량이 필요한 교회에 전달하는 ‘미션카선교회’를 이끌고 있다. 이런 일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2019년 12월부터다. 그즈음 수도권에서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을 본격적으로 단속했는데, 이런 소식을 들은 전남 광양의 한 목회자가 이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지방은 아직 관련 규제가 심하지 않으니 폐차가 될 법한 차량을 발견하면 연락 부탁합니다.”

그렇게 중고차를 통해 사랑을 나누는 이 목사의 사역이 시작됐다. ‘1호 미션카’는 이듬해 2월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가 내놓은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충남 천안에 있는 한 교회에 전달됐다. 이후 선교회의 사역 규모는 갈수록 커졌다. 2020년 6대, 이듬해엔 7대의 미션카가 탄생했다. 올해도 벌써 7대의 미션카가 필요한 곳에 전달됐다.

특히 지난 26일 서울 남산의 한 교회 마당에서 열린 기증식은 20번째 미션카의 탄생을 알리는 자리였다. ‘20호 미션카’는 김용섭씨가 내놓은 SM5 차량으로, 이 승용차는 경기도 부천 비전교회(김대성 목사)에 전달됐다. 현재 미션카를 받을 수 있을지 문의한 교회는 20곳에 달한다고 한다. 이 목사는 “과거엔 차량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오면 공수표를 날리는 기분으로 나중에 연락드리겠다고 말하곤 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역 초기엔 이 프로젝트가 계속될 수 있을지 저도 의심스러웠어요. 그런데 차량을 기증하겠다는 교회 성도 기업의 연락이 이어지더군요. 그제야 하나님이 이 일을 하신다는 걸 알게 됐죠.”

이 목사가 자신의 좌우명처럼 소개한 것은 ‘은혜의 법칙’이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하나님이 맡긴 일을 하면 하나님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것. 이 목사는 “감리교단 안에서 작은 규모로 진행하려던 사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선교회의 비전을 소개했다.

“미션카선교회 전국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크리스천들과 연합해 교회 차량을 저렴한 비용에 고쳐주는 ‘미션카정비소’ 사역도 펼치고 싶어요. 교회들이 연합해 중고차가 아닌 신형 차량을 할부로 사, 필요한 곳에 나누는 일도 벌이고 있는데 이 사역도 더 활발하게 진행해볼 생각입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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