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떠난지 3개월, 무비자 체류 기간 지났는데.. 불안한 선교사들

서윤경 2022. 5. 3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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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3일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여행경보를 4단계로 발령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여행금지 국가가 됐다.

우크라이나 한인선교사협의회 전쟁대책위원장 김평원 선교사는 "한국인 선교사를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있던 교민 모두 삶을 포기하고 나왔는데 정부는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며 "다른 나라는 책임을 묻지 않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철수는커녕 입국도 제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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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문제 해결책 없어 대책 시급
터전 잃어 경제적 어려움 큰 데다
지원이나 대책 없이 철수 명령만
내린 정부의 무대책에 불만 토로

지난 2월 13일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여행경보를 4단계로 발령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여행금지 국가가 됐다. 이에 따라 600여명의 한국인도 철수했다. 여기엔 한국인 선교사 108명과 그 가족도 포함돼 있었다. 그리고 90일이 지났다. 90일은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기간으로 선교사들은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에서 구호 사역을 펼쳐왔다. 하지만 비자 연장을 하지 못하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

불가리아에서 폴란드, 루마니아를 오가며 긴급 구호품을 보낸 한재성 선교사는 열흘 전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 선교사는 30일 “구호 사역을 위해 체코에 갔다가 가족이 있는 불가리아로 들어가는데 국경에서 ‘열흘 남았다’는 말을 했다”며 “이는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인 90일을 뜻하는 말이었고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들어왔다”고 전했다. 그는 비자 연장을 위해 국가 간 규정을 찾아보고 불가리아대사관에도 문의했지만 해결책은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비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한 선교사만이 아니었다. 폴란드와 몰도바 등에서 구호 사역을 하던 우크라이나 선교사들도 최근 귀국했다. 이들은 지원이나 대책 없이 철수 명령만 내린 정부의 무대책에 불만을 터뜨렸다. 사실상 삶의 터전을 잃어 경제적 어려움도 겪고 있다. 폴란드에서 온 A선교사는 “후원단체 등의 지원을 받아 숙소를 마련하고 있지만 사실상 떠돌이 신세”라고 했다.

일부 선교사는 여권법과 상관없이 우크라이나로 돌아가겠다는 극단적 고민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한인선교사협의회 전쟁대책위원장 김평원 선교사는 “한국인 선교사를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있던 교민 모두 삶을 포기하고 나왔는데 정부는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며 “다른 나라는 책임을 묻지 않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철수는커녕 입국도 제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도 선교사와 교민들의 비자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지만 전쟁 상황이 계속되는 만큼 대책 마련은 쉽지 않다. 이우성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은 “무비자 기간인 90일을 적용하지 않는 부분을 검토 중이다. 공관도 도움을 요청하면 적극 협조하고 있다”면서 “다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는 건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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