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한국팬 덕분" 박찬욱 "배우 상 원했는데 엉뚱한 상"

남수현 2022. 5. 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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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결과가 우리 한국 영화를 사랑해주는 한국 팬들의 사랑과 성원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한국 남자배우 중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는 역사를 쓴 배우 송강호가 30일 귀국하자마자 한 말이다.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이지은(아이유)·이주영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영화 ‘브로커’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와 브로커 팀이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이주영, 이지은, 송강호, 강동원. 우상조 기자

이들이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공항은 100여 명의 취재진과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송강호를 필두로 배우들과 고레에다 감독이 입국 게이트를 빠져나오자 팬들은 환호했고, 배우들은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소감을 말하기 위해 일렬로 선 고레에다 감독과 배우들은 모두 첫 번째 발언을 ‘칸의 남자’가 된 송강호에게 미뤘다. 마이크를 받아든 송강호는 “한국영화를 예의주시하고 성원을 보내주는 대한민국 영화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재차 수상의 공을 팬들에게 돌렸다.

취재진에게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보인 송강호는 영화 ‘브로커’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일본의 거장 감독이 한국 배우들과 같이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우리가 국적이 달라도 영화를 통해서 같은 생각과 감정을 갖고 있고,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송강호와 함께 귀국한 배우들은 “와줘서 너무 감사드린다”(강동원) “잊지 못할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 오자마자 공항에서 환대해줘서 기분 좋은 마무리가 될 것 같다”(이지은) 등 짧은 인사말을 남겼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과 배우 박해일(왼쪽부터)이 같은 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우상조 기자

이주영은 “무엇보다 송강호 선배의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고 했고, 고레에다 감독은 “이 팀에게 있어서 최고의 스타트를 끊었다고 생각한다”며 감사를 전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 역사상 최초로 ‘칸영화제 본상 2관왕’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된 박찬욱 감독도 이날 오후 6시10분쯤 귀국했다. 자신을 기다린 수십명의 취재진을 마주한 박 감독은 “사실 제가 원했던 상은 남녀 연기상이었는데, 엉뚱한 상을 받게 됐다. 배우들이 상을 받으면 ‘저 감독하고 일하면 좋은 상을 받게 해주는구나’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다음 작품 캐스팅할 때 도움이 돼서 좋은데, 좀 아쉽다”고 겸손을 섞어 말했다.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수상인 박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세 번째라서 특별한 감흥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되레 “소위 예술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 국한될까봐 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만드는 영화는 언제나 대중을 위한 상업 영화이기 때문에 어쩌면 너무 재밌어서 칸영화제 같은 곳과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는데, (칸영화제 수상으로) 대중과 거리가 먼, 예술영화로 인상 지어질까 봐 좀 염려가 된다. 그런 선입견은 버려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향후 송강호와 함께 작업을 하는 데 대해선 “송강호씨는 이미 외국인 감독님과 작업했고, 큰 상까지 받았으니 이제 국제 스타가 돼버려서 저한테까지 차례가 돌아올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당연히 저로서는 언제나 함께 일하고픈 첫 번째 배우”라고 덧붙였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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