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교류논리로 '죽창가'를 모독하지마라 [기고]

오명규 2022. 5. 30. 23: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때 관군의 좌선봉장 이규태는 다음과 같이 농민군의 처절한 전투상황을 기록으로 남겼다.

"'해산해서 목숨은 부지 할지 몰라도 양반위에 왜놈들이 올라타서 다시 개돼지로 살아야 것제', '겨우 몇 달이었지만 사람끼리 동등하게 대접받는 세상을 살다보니 찰나를 살아도 사람처럼 살다가 사람처럼 죽겠다 이 말여', '저 우금티가 경계가 아니었네 저들은 그걸 뛰어 넘어섰으니까'" 이는 드라마 '녹두꽃' 우금티 전투 장면 대사 중 일부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봉균 (공주농민회장, 한국작가회의 시인)
김봉균 공주농민회장.

그때 관군의 좌선봉장 이규태는 다음과 같이 농민군의 처절한 전투상황을 기록으로 남겼다.

“아! 수만이나 되는 비도가 사오십 리에 걸쳐 길을 쟁탈하고 산봉우리를 점거한 뒤, 동쪽에서 소리치고 서쪽에서 밀려들고 좌에서 번쩍 우에서 번쩍 하면서, 깃발을 흔들고 북을 치면서 죽음을 무릅쓰고 앞을 다투어 올라오니, 도대체 저들은 무슨 의리, 무슨 담략을 지녔기에 저리할 수 있는 것일까?”-공산초비기(公山勦匪記)

"‘해산해서 목숨은 부지 할지 몰라도 양반위에 왜놈들이 올라타서 다시 개돼지로 살아야 것제’, ‘겨우 몇 달이었지만 사람끼리 동등하게 대접받는 세상을 살다보니 찰나를 살아도 사람처럼 살다가 사람처럼 죽겠다 이 말여’, ‘저 우금티가 경계가 아니었네 저들은 그걸 뛰어 넘어섰으니까’" 이는 드라마 ‘녹두꽃’ 우금티 전투 장면 대사 중 일부이다.

2019년 SBS에서 방영된 ‘녹두꽃’ 드라마를 보면서 동학 농민 혁명 전투의 관군 선봉장이었던 이규태가 이해하지 못한 의리와 담략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동학농민군이 우금티에서 모두 죽은 것은 관군과 왜군의 우수한 화력도 아니었고, 전봉준 장군의 무리한 전략도 아니었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종이면 태어나자마자 종이 되어 평생을 살아야했던 이 민족 수 천 년 종살이의 굴레에서 벗어나 평등세상과 대동세상을 이루기 위한 고귀한 민주화 투쟁이 그 의리와 담략이었다.

광주 5.18민주 항쟁 이 후에 그 정신을 기리는 ‘민중의 노래’가 살아나서 홍콩과 버어마에까지 민주화현장에 힘을 주고 있듯이 ‘죽창가’는 동학민주혁명의 아픈 역사를 김남주시인이 감옥에서 피눈물로 기록한 평등세상을 향한 혁명군 후예들의 애국가이다. 시골마을 시장후보를 옹호하기 위해 함부로 입에 담을 노래가 아니다.

그렇게 교류를 갈망하는 일본 왕실은 동학농민군의 영령 앞에 한번이라도 사과했는가? 36년 식민지배에 대하여 성노예로 끄려간 수십만 여인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했는가?

1997년부터 21년간의 이어온 일제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하여 결국 일본 법정에서는 패소하고 2018년 겨우 한국대법원에서 승소한 판결에 대하여 지금까지도 인정하지 않고 배상을 거부하고 오히려 경제 보복을 하고 NO재팬의 여파로 기울어진 외교의 현실이 아닌가?

이런 와중에 우금티의 영령들의 이름 한자 찾아서 묘비라도 새겨주는 성역화 사업을 공약하지는 못할망정 1년에 한번 시민단체에서 제사 한번 모시는 3천만원 2022년 예산마저 전액 삭감 칼질하는 국민의힘 공주시의회 의원들의 만행 위에 이제는 그 당의 시장후보마저 일본 왕실과 교류카드부터 꺼내드는 상황이니 가히 친일의 아류라 아니 할 수 있나?

거기에 더하여 모 언론에서는 ‘죽창가’를 꺼내들고 모욕하며 처갓집 독립운동을 거론하는 행태는 또 무엇인가? 가족의 독립운동을 거론하고 무슨 기념관을 논하기 전에 먼저 일본왕실과 극우세력에게 제대로 사과부터 하고 피해 본 한 맺힌 조선 민중들 돌아가시기 전에 배상부터 하라고 적는 것이 언론의 순서라 생각한다.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