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포위 맞서 태평양 섬나라 전방위 공략

권지혜 2022. 5. 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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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국을 포위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맞서 태평양 섬나라를 전방위로 공략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30일 피지에서 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 회의를 주재했다.

중국과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등 태평양 섬나라가 참가한 이번 외교장관 회의의 하이라이트는 안보·경제를 망라한 포괄적 개발 비전 체결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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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회의 개최
안보, 경제 망라한 포괄적 개발 비전 체결 주목
시진핑 "더욱 긴밀한 운명공동체 구축 원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왼쪽)이 30일 남태평양 피지를 방문해 프랭크 바이니마라마 피지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피지에서는 중국과 남태평양 도서국이 참가한 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렸다. AFP연합뉴스

중국이 자국을 포위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맞서 태평양 섬나라를 전방위로 공략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30일 피지에서 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 회의를 주재했다. 중국과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등 태평양 섬나라가 참가한 이번 외교장관 회의의 하이라이트는 안보·경제를 망라한 포괄적 개발 비전 체결 여부다. AFP통신이 최근 보도한 비전 초안에는 중국이 현지 경찰을 훈련하고 사이버 보안에 관여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중국은 이를 위한 당근책으로 막대한 재정 지원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권 등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지난 26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태평양 섬나라 8개국을 방문하고 있다. 회의가 열린 피지는 왕 부장의 방문을 앞둔 지난 27일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가입한다고 발표했다. 미국도 이곳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는 셈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서면 축사를 통해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국은 태평양 섬나라와 뜻을 같이하는 좋은 친구, 고난을 함께 하는 형제,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반자”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태평양 도서국이 더욱 긴밀한 운명공동체를 구축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태평양 진출에 공을 들인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시 주석은 2013년 6월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태평양은 미·중 양국을 모두 포용할 만큼 충분히 넓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이어 2018년 태평양 도서국 정상들을 만나 양측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시 주석이 약 10년 전 언급한 태평양 양분론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입장에서 제3도련선에 속한 남태평양 국가들과 군사안보 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국방전략상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은 일본과 대만, 필리핀을 연결하는 제1도련선, 괌과 사이판을 연결하는 제2도련선을 경계로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저지했다. 중국은 이 선을 해양 진출 전략으로 삼고 있다.

특히 왕 부장이 방문한 솔로몬제도와 키리바시는 중국이 군사기지화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곳이다. 왕 부장은 미국의 태평양 군사 거점인 괌과 호주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솔로몬제도에 민간 항공 수송 협력, 경찰력 구축 지원 등 전면적 지원 구상을 밝혔다. 이어 키리바시에선 인프라 정비 협력에 합의했는데 핵심은 캔턴섬에 위치한 활주로 개보수 사업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이 개보수 지원 대가로 유사시 활주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캔턴섬은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에서 3000㎞ 정도 떨어져 있다.

중국은 이들 나라와의 협력이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다며 군사 거점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2017년 해적 퇴치를 명분으로 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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