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개혁 명암③]주먹구구 감사시간..품질관리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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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업무시간 관리가 미흡함.'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달 공개한 '2021년 회계법인 품질관리 감리' 결과를 보면 상장회사 감사인으로 등록된 40개 회계법인 중 이번에 공개된 13개 회계법인은 전부 이 같은 개선권고사항이 담겼다.
금융위원회는 외감법 시행 이후 회계품질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이달 초 외감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정감사가 가능한 40개 회계법인의 감사품질관리에 대한 감독을 대폭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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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시간 관리 미흡 지적
금융당국, 외감법 시행령 개정 통해 감사품질 떨어지면 패널티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 ‘감사업무시간 관리가 미흡함.’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달 공개한 ‘2021년 회계법인 품질관리 감리’ 결과를 보면 상장회사 감사인으로 등록된 40개 회계법인 중 이번에 공개된 13개 회계법인은 전부 이 같은 개선권고사항이 담겼다. 회계업계 1,2위인 삼일회계법인과 한영회계법인도 포함됐다. 인덕회계법인의 경우 "감사업무 참여 전 감사업무시간을 입력·승인하거나 입력·승인을 지연한 사례가 다수"거나 "업무수행이사가 일부 구성원이 입력한 비합리적인 감사업무시간을 적정성 검토 없이 승인한 사례"가 적발됐다.
외부감사법(新외감법) 시행 이후 기업들이 거세게 반발해온 감사보수는 감사시간과 시간당 감사보수를 곱해 산정된다. 표준감사시간제 도입에 따라 업종별로 기본감사 시간이 정해졌고, 감사에 투입되는 회계사의 숙련도에 따라 감사투입시간 비율도 정해졌다. 하지만 감사업무시간을 제 때 입력하지 않거나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감사시간을 승인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13개 회계법인의 품질관리 지적 건수는 181건에 달했다.
금융위원회는 외감법 시행 이후 회계품질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이달 초 외감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정감사가 가능한 40개 회계법인의 감사품질관리에 대한 감독을 대폭 강화했다. 감사품질관리가 미흡한 회계법인은 감사인 지정제외 점수를 부과하는 일종의 ‘패널티’를 도입하기로 했다. 감사인 지정은 회계 법인과 지정대상 회사를 각각 감사인 지정점수(소속 회계사수 등을 기반으로 산정)와 자산총액 순서로 배열하여 매칭하는 방식인데, 지정제외 점수에 상응하는 기업의 숫자만큼 지정 감사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또 품질관리감리에서 시정권고를 받고 이행하지 않은 경우는 상장사 감사인 등록을 취소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합 품질관리시스템의 구축이 미비하거나 실질적으로 운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감사인에 대해서는 최대 차기년도에 감사인 지정을 받지 못하는 수준까지 감사인 지정제외점수가 부과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업들의 감사보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내놨다. 지정 감사인이 과도한 감사보수를 요구하는 등 부당한 요구를 한 경우 종전에는 한국공인회계사협회에서 징계가 나와야 해당 회계법인에 대한 지정감사가 취소됐는데, 앞으로는 부당행위에 대한 신고 후 지정 감사인이 계속 조정에 불응하면 윤리위를 거치지 않고 감사인 지정을 우선 취소 한 후 징계 절차를 밟도록 했다.
금융위는 올해 외부감사 품질관리 수준이 높은 회계법인에게 더 많은 지정감사가 돌아가도록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외감법 도입 이후 기업 부담이 커졌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일부 제도적으로 미흡한 점을 개선했다"며 "전세계 유일한 제도인 만큼 기업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재계가 폐지를 주장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의 경우 2019년 첫 지정된 212개 기업이 3년간 정부 지정 감사를 받다 올해 11월 회계법인을 자유롭게 선임한다. 전규안 숭실대 교수는 "외감법은 시행 초기인 만큼 첫 사이클이 어떻게 작동할지 당분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투명한 회계가 정착되면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폐지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64개국의 회계투명성 평가에서 37위를 기록했다. 2017년 63개국 대상 평가에서 63위로 꼴찌를 기록했지만, 외감법 시행 이후 26단계나 뛰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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