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난 끝 보이지만..車업계는 불안

최대열 2022. 5. 3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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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당초 예상했던 시기보다 빨리 해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계속된 부품수급 차질로 향후 2~3년간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인 예측보다는 한결 나아졌다는 게 완성차업계의 판단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이달 들어 일부 완성차 조립라인에서 간헐적으로 특근을 실시하는 것도 부품난 완화로 읽힐 만한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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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 "예상보다 빨리 해결" 전망
현대차 공장 간헐적 특근..부품난 완화 시그널 보여
문제는 정상화·안정화 이후
공급자 우위 기류 사라져 경쟁력 하락 기업 도태 우려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사진제공:현대차>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당초 예상했던 시기보다 빨리 해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계속된 부품수급 차질로 향후 2~3년간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인 예측보다는 한결 나아졌다는 게 완성차업계의 판단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이달 들어 일부 완성차 조립라인에서 간헐적으로 특근을 실시하는 것도 부품난 완화로 읽힐 만한 움직임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공장장이자 생산·안전업무를 총괄하는 이동석 대표는 최근 노조와 경영설명회에서 전 세계 백오더(주문대기) 물량이 130만대 수준이라고 전했다. 계열사 기아도 100만대를 넘기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역대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어난 건 맞지만 그간 가파르게 증가하던 추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현대차와 기아의 백오더는 코로나19와 비교해 2, 3배가량 늘어 각각 100만대 수준으로 급증했었다.

이후 중국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해 봉쇄 조치가 잇따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부품공장 폐쇄·물류난 등이 겹쳤음에도 최악의 사태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완성차 생산공정은 수많은 협력업체가 생산한 부품과 이를 시기에 맞춰 운반하는 물류 등이 촘촘히 맞물려 있어야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구조다. 한 두 부품만 빠져도 최후 조립공정이 멈춰서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 전 세계 곳곳에서 불거진 신차 출고 적체의 배경이다. 수급이 달리는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위탁생산업체가 전 세계에서 손을 꼽을 정도로 적어 짧은 시간 안에 사태가 안정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았다.

부품수급이 과거처럼 원활해진 건 아니지만 곳곳에서 완화되고 있는 시그널은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이달 중순 5개공장에서 특근을 했다. 그간 부품수급이 안돼 신차 조립라인 정상 운영은커녕 아예 라인을 비워두는 ‘공피치’까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결 나아진 셈이다.

아직은 단발적으로 특근 시기를 정해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상황이지만 SUV 등 일부 차종을 중심으로 점차 특근이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최근 국내 반입물량이 크게 늘면서 출고 적체가 다소 해소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이 차량 구매계약 후 길게는 1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일부 차종은 대기기간이 줄어드는 등 ‘최악의 고비’는 넘긴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아브토바즈그룹 라다 완성차공장 조립라인<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시장조사기관 오토포어캐스트에 따르면 올 들어 부품수급난으로 인한 완성차 생산차질은 5월 4주 차 기준 전 세계 180만대 정도다. 연말까지는 26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다만 이 지표에서도 북미·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한 주 전과 같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관건은 부품수급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돼 안정적인 생산·판매 체계를 갖춘 이후다. 당장은 주문대기 물량으로 버틴다고 하더라도 안정적인 생산망을 갖춘 이후에는 시장 내 ‘공급자 우위’ 기류가 갑자기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은 고수익 차종 위주로 생산·판매해 회사 전체의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했으나 과거와 같은 ‘정상체제’로 돌아간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경쟁력이 떨어지는 회사나 차종은 예상보다 빨리 도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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