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전 대통령 사저 시위, 성숙한 시민의식 아쉽다

2022. 5. 30.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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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한 경남 양산 평산마을이 각종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밤낮으로 확성기·스피커를 동원해 장송곡 애국가 등을 틀어대는 보수단체 집회 등이 이어지면서 문 전 대통령 가족은 물론 평산마을 주민들도 극심한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며 시위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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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한 경남 양산 평산마을이 각종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밤낮으로 확성기·스피커를 동원해 장송곡 애국가 등을 틀어대는 보수단체 집회 등이 이어지면서 문 전 대통령 가족은 물론 평산마을 주민들도 극심한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과 잘 어울리면서 평시민으로서 조용하게 보내겠다는 문 전 대통령의 바람도, 문 전 대통령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함께 잘 지내겠다는 주민들의 희망도 무분별한 폭력적 시위에 사라질 위기다. 조용한 마을이 날벼락을 맞은 꼴이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는 지난 28일 트위터에 “집안에 갇힌 생쥐 꼴이다. 창문조차 열 수 없다”면서 “이게 과연 집회인가? 증오와 쌍욕을 배설하듯 외친다”고 썼다. 곧바로 내렸지만 얼마나 화가 나고 안타까웠으면 이런 말을 올렸을까 이해가 간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며 시위 자제를 촉구했다. 견디다 못한 마을 주민들이 찾아가 간곡히 부탁하거나 항의해도 시위는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급기야 70대 중반부터 90대 초반 마을 주민 10여명은 최근 병원 치료를 받았을 정도였다. 이들은 소음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환청이 들리며, 식욕부진 등에 시달린다고 했다. 마을 주민들은 대체 무슨 잘못이 있어 이런 피해를 겪어야 하나.

시위 당사자들도 나름대로 주장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것이다. 물론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행동은 오히려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빙자한 폭력에 가깝다. 어떤 주장을 알리기 위한 올바른 시위가 아니라 누군가를 괴롭히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다른 사람의 일상을 망가뜨리고 기본권을 침해하는 시위는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된다. 관련 법 개정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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