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원로목회자들, "코로나에서 새로나로"

신상목 입력 2022. 5. 29. 22:59 수정 2022. 5. 2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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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2년을 보내고 엔데믹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한국교회 대표적 원로목회자들이 효과적인 복음 전략을 제시했다. ㈔한국원로목사총연합회(대표회장 송용필 목사)과 ANI선교회(대표 이예경 목사)는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원로포럼을 열고 엔데믹 시대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원로목사들은 교회가 단순히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익(신촌성결교회 원로) 최홍준(호산나교회 원로) 이성희(연동교회 원로) 박종화(경동교회 원로) 목사가 발제했으며, 전병금(강남교회 원로) 목사는 논찬을, 김상복(할렐루야교회 원로) 목사는 총평을 맡았다. 한국교회 대표적 원로목사들의 제언이라는 점에서 귀담아 들어야 내용이 많았다.

이정익 목사는 목회적 관점에서 한국교회가 지역사회를 돌아보고, 잃어버린 기도를 다시 시작하는 본질의 회복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목사는 “본질 회복을 위해서는 방법이나 수단을 사용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과거 모습을 회복시키기 위해 수단을 다시 사용하려는 모습은 코로나가 준 경고를 무시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하면서 “방법이 있다면 잃어버렸던 본질을 회복하는 방안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익 원로목사

그는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그동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목회를 했는가를 돌아봐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세상으로부터 더 이상 버림받지 말고 마땅히 할 일을 발견해야 한다. 기다리지 말고 세상으로 깊이 들어가 먼저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이 교회에 무엇을 원하는지 돌아보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잃어버린 기도를 회복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며 “뼈저린 자성과 눈물의 고백이 주어진다면 마침내 한국교회는 잃어버린 정체성을 확립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한국교회의 성결성과 거룩성의 회복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홍준 목사는 “제자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는 목회는 성도들이 끊임없이 성숙을 향해 나타나게 되고, 성도들이 개인적인 열매도 맺게 된다”면서 “교회가 은혜 가운데 성장하고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성도들을 계속해서 제자훈련하는 것을 병행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홍준 원로목사

그러면서 “교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원로들이 현역 목회자들에게 남길 수 있는 사역은 경험도 중요하지만 원리가 더 중요하다”며 “교회성장을 위한 사역이 아니라 성도를 온전하게 하고, 성장케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희 목사는 한국교회가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루터의 종교개혁을 넘어 사회 개혁의 실제인 칼뱅의 종교개혁으로 나아갈 것을 조언했다.

이 목사는 “칼뱅주의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교회가 사회를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절실한 교회의 물음이다. 교회의 사회적 이미지 회복을 위해서는 교회가 사회를 묵묵히 섬기는 디아코니아의 교회가 돼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믿음에 행위를 더하여 ‘신앙생활’이 아니라 ‘생활신앙’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성희 원로목사

이 목사는 미래적 관점에서 “코로나 이후 시대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쇠퇴한 현장예배를 재건해 교회의 중심을 굳건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회적 기구로서의 교회 가치를 회복해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시대는 기독교에 최고의 기회, 어쩌면 최후의 기회가 될지 모른다”며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이 극대화될 영성의 시대에 기독교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종화 목사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한국교회의 강도 높은 변화를 주문했다. ‘엔데믹 시대의 교회의 역할’을 발표한 박 목사는 “한국교회가 ‘코로나’를 극복하고 ‘새로나’의 미래를 선포하고 그 합당한 실체를 보여주자”고 말했다.

박종화 원로목사

그는 “이제 한국교회는 자기 교인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모두에게 열린 ‘위로의 마을’로 탈바꿈하자”며 “그것이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선교적 교회의 모습이다. ‘사랑의 보금자리’로 새로 나자”고 독려했다.

전병금 목사는 논찬을 통해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란 배타성에 있지만, 그로 인해 교만이 생겨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전 목사는 “교만이 결국 한국교회를 무너뜨리고 있다. 예수께선 하늘 영광을 버리고, 이 땅에 직접 내려오신, 개방성을 가진 분이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금 원로목사

그는 “배타성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바리새인의 신앙”이라며 “이런 신앙은 독선적이고 비인간적인 행태로 나타나, 하나님의 이름을 가지고 심각한 사회적인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목사는 “한국교회는 예언자적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예수님의 개방성을 가져야 한다”며 “기독교의 예수님은 크신 분이지 좁은 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복 목사는 총평을 통해 “교회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을 때 목회자들과 기독교인들은 잘못을 솔직하게 회개하고 사과했어야 했다”며 “그러나 역사적으로 영적 전쟁을 치러온 교회는 사탄의 영적 공격과 정상적 비판을 분별해 지나친 비관은 조심해야 하다”고 말했다.

김상복 원로목사

김 목사는 “세상에 맞추어 (교회가) 사랑을 받으려다가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약해질 수도 있다”며 “교회의 전쟁은 혈과 육이 아니라 시대를 분별하며 영적으로 깨어있는 것이어야 한다. 복음으로 밤을 밝히고 위로의 마을, 사랑의 보금자리로 세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원로포럼을 주관한 ANI 선교회 대표 이예경 목사는 환영사에서 “이번 포럼이 한국교회가 취해야 할 지혜로운 전략이 제시되는 은혜의 자리가 될 것을 믿는다. 성령께서 교회에게 하시는 말씀을 한국교회가 듣는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국원로목사총연합회 대표회장 송용필 목사는 “한국교회가 코로나로 지친 세상을 격려하고, 복음의 뜨거운 열정을 회복해 치유자로서 세상을 품어내는 교회로 다시 세워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포럼에선 기독교대안학교 노엠스쿨 대표 여학생들이 원로 목회자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은 꽃다발을 증정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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