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이자 폭탄..주담대 이자 부담 52% 뛰어
20대, 2금융권 주담대 58% 급증
20대 다중채무자, 4배 빠르게 증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때마다 가계의 총 이자 부담이 3조3000억원씩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대출자 1인당 연 이자 부담이 16만1000원씩 늘어나는 셈이다. 이 추산대로라면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동안 기준금리가 1.25%포인트 오른 데 따른 이자 부담 증가액은 1인당 80만5000원이다. 금리 인상의 칼바람을 피해갈 수 있는 고정금리 비중은 23.5%(3월 말 기준)에 불과하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우리·신한·하나·NH농협) 금리를 기준으로 추산해보면 이자 부담은 더 큰 폭으로 오른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신용 3~4등급)는 2019년 말 3.05%에서 올해 3월 4.17%로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는 연 4~4.73%다. 가구당 대출금액이 늘어난 상황에서 급등한 금리를 적용한 차주들의 월 이자는 21만4209원에서 32만6200원으로 52% 급증했다.
실제로 가계대출 총액은 이미 급격히 불어난 상태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가계의 주택담보·전세자금·신용 등 대출 총액은 1869조19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20대가 빌린 금액은 95조665억원이었다. 또 2019년 말(1632조7039억원)에서 지난해 말(1867조1256억원)까지 한 해 동안은 1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20대의 가계대출 총액(69조5260억원→95조2127억원)은 36.9%나 불어났다.
특히 이들 20~30대 중에는 상대적으로 고금리가 적용되는 2금융권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가계대출이 질적으로 악화하는 상황이다. 20대의 2금융권 주담대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8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 말(5조1000억)보다 58.8% 증가했다. 30대도 2금융권에서 같은 기간 33.2% 늘어난 66조6000억원(대출 잔액 기준)을 빌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2금융권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10%에 육박한다.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비중도 2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20대 다중채무자 수는 2019년 말 30만3000명에서 2021년 말 36만9000명으로 22% 증가했고, 대출금액은 같은 기간 15조5763억원에서 23조525억원으로 48% 증가했다. 전체 연령대에서 다중채무자가 5%, 대출금액은 15% 증가한 것과 비교해 20대 다중채무자 수가 4.4배, 대출금액은 3.2배가량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정다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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