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5일만의 4번' 구자욱, '4376일만의 3루수' 김상수의 승리 합작
낯선 자리에 들어선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과 김상수가 승리를 합작했다.
삼성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8-4로 승리, 최근 5연패에서 탈출했다.
4번 타순(우익수)에 배치된 구자욱이 4타수 3안타 2타점을, 3루수(7번 타자)로 나선 김상수가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구자욱이 4번 타순에 배치된 건 프로 데뷔 후 두 번째이자 665일 만이다. 2020년 8월 2일 대구 키움히어로즈전에 4번 타자로 나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연패에 빠진 허삼영 삼성 감독은 2~3번에 호세 피렐라-오재일을 배치해 득점력을 높이고자 했다.
또 김상수는 이날 1군에 복귀하자마자 선발 3루수로 이름을 올렸다. 김상수가 3루수로 선발 출장한 건 2010년 6월 5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4376일 만이다. 김상수는 입단 초기 박진만을 밀어내고 유격수로 나섰고, 최근에는 2루수로 기회를 받았다. 허삼영 감독은 이날 유격수 오선진-2루수 김지찬을 내보내며 김상수를 12년 만에 3루수로 기용했다.
4번 구자욱, 3루수 김상수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공격에서 알토란 활약을 선보였다.
2회 초 선두 타자 안타로 기분 좋게 출발한 구자욱은 3회에도 2사 1루에서 안타를 뽑았다. 이어 5회 1사 1루에서 잘 맞은 타구는 우익수 홍창기의 호수비에 걸렸다. 7회에는 3-4로 뒤진 무사 만루에서 동점 적시타를 쳤다. 이어 7-4로 앞선 8회 2사 1, 3루에서 1타점 쐐기 적시타로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구자욱은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는데 오히려 결과가 좋았다. 한창 잘 때리는 피렐라와 오재일에게 LG 투수들이 힘을 다 쓴 덕분에 내가 안타를 친 것 같다"고 반겼다.
김상수는 안타가 1개 뿐이었지만 귀중한 상황에서 나왔다. 5-4로 앞선 7회 2사 2, 3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김상수는 "3루수로 정말 오랜만에 뛰었는데, 2군에서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며 "앞으로 2루수만 생각하기보다 3루수와 유격수를 모두 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팀이나 나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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