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장관, 이례적 북핵성명..문 정부 때와 달라졌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한·미 안보태세 강화에 이어 한·미·일 공조를 독려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이전 문재인 정부가 일본과의 껄끄러운 관계로 인해 형식적인 수준의 한·미·일 협력에 그친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외교가에선 지난 28일 한·미·일 외교장관의 대북 공동성명 발표를 상징적 사건으로 보고 있다. 성명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대북 제재 이행 ▲한·미 및 미·일 군사훈련 등을 강조하는 일반적 내용이 담겼다. 다만 3국 외교장관 간 별도 회담 등 아무런 계기가 없었음에도 공동성명이 발표됐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이날 공동성명 자체가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서 한·미·일 3국의 ‘상시 공조 체계’가 작동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는 차관 회견 파토, 올해는 장관 공동성명
이는 지난해 11월 문재인 정부 당시 한·미·일 차관 협의 때 공동 기자회견이 무산됐던 것과 비교된다. 당시 차관협의에서 일본은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에 불만을 드러냈고, 그 여파로 예정돼 있던 공동 기자회견이 무산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셔먼 부장관은 단독 기자회견에 나섰고, 이 자리에서 “꽤 오랜 기간 일본과 한국 사이에 양자 간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며 내막을 그대로 언급했다. 한·일 관계가 한·미·일 협력의 방해 요소로 작용하는 외교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반면 이번엔 그간 유명무실했던 고위급 협력 체계가 정상화하고 있다. 다음 달 3일엔 서울에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간 대면 협의가 예정돼 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둘러싼 정세 평가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3국 북핵수석대표의 만남은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이번이 처음이다.
차관급 협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한·미·일 외교차관은 지난 26일 통화를 갖고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한 데 이어, 조만간 차관협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조율중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의 회복 이후인 6월 둘째 주 개최가 유력하다.
다음달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선 3국 국방장관 간 별도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중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3국 국방장관이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따로 만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한·미·일 국방장관의 대면 회담은 2019년 11월 이후 열리지 않았다.
6월 말 3국 정상회의 가능성
한·미·일 3국은 최근 대북 제재 문제를 다루는 유엔 무대에서도 ‘잘 조율된’ 공통 입장으로 대응하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고, 이에 따라 기존 대북 제재의 완전한 이행 뿐 아니라 추가 대북 제재가 필요하다는 게 3국의 일관된 입장이다.
유엔에서도 '밀착 공조'
다음 달 8일엔 추가 대북 제재를 막은 중·러가 그 배경과 이유를 회원국에 설명하는 유엔 총회 본회의가 소집된다. 상임이사국이 특정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총회에서 그 사유를 설명하는 절차를 의무화하는 결의가 지난 4월 채택된 데 따른 결과다. 북한의 계속된 안보리 결의 위반에도 이를 옹호해온 중·러 입장에선 ‘말바꾸기’를 해명해야 하는 자리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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