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남우주연상 송강호 "한국 영화에 성원 보내준 여러분 덕분"

사진=AFP 연합뉴스 제공

“정말 영광스럽다.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예의주시하고 성원을 보내준 여러분이 계셨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국 배우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송강호가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시네필(영화 애호가)에게 수상의 공을 돌렸다.

송강호는 29일(한국시간)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수상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벅찬 소감을 전했다.

송강호는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영화 연출작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송강호는 “감독님이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계시기 때문에 같이 작업하는 데 이질적이거나 한 것은 거의 없었다”고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

이어 “고레에다 감독님 작품을 거의 다 본 상태다. 일본 영화가 가지고 있는 미학적인 어떤 성과와 아름다움을 나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 팬들이 되게 좋아한다. 굉장히 매력적인 일본 영화들을 많이 보고 있다”면서 “고레에다 감독이 추구하고 있는 테마가 있다면 가족”이라며 메시지를 덧붙였다. 송강호는 평소 일본 영화에 대해 “한국 영화와 조금 다른 정서적인 느낌은 분명 있지만 친숙하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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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이를 통해 만난 사람들이 점차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가족을 소재로 한 작품을 다수 선보인 고레에다 감독의 색깔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강호는 자녀를 원하는 이들에게 아이를 판매하는 아기 매매상 상현 역을 맡아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 등과 열연을 펼쳤다.

송강호는 “유사 가족이든 친가족이든 가족의 형태를 중하게 여기는 게 아니라 그 가족을 중심으로 해서 빚어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소중하고 고귀한 감정들이 무엇인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감정들이 무엇이고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굉장히 섬세하고 무서울 정도로 현실적이다. 그래서 더 감동적이고 많은 생각을 하도록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아기와의 연기 호흡에 관해 미소를 지으며 “아기들과 연기하는 게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기도 하고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장면들이 연출된다. 하지만 작업 과정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또 “고레에다 감독님은 어린 배우들과의 소통, 어린 배우들의 심리 조율에 아주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계신 것 같다”고 했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