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철수 "10년 전 초심 그대로..다음 총선도 '분당갑' 출마"

김희정 2022. 5. 2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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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분당갑' 후보 데일리안 인터뷰
"민심이 천심"..대장동·계양동 언급 '이재명' 직격
"수도권 선대위원장이라 생각하고 선거 뛰어"
"여소야대 상황, 지방선거 압승이 유일한 동력"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분당갑'에 출마한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28일 경기 성남시에 꾸려진 선거캠프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계성 기자

지난 2012년 '안철수 신드롬'과 함께 화려하게 정계 입문했다. 6·1 보궐선거 '분당갑'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는 여전히 '화려한' 타이틀을 여러 개 지니고 있다. 대선주자, 대통령직인수위원장, 그리고 앞으로 어쩌면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라는 직함이 추가될지도 모른다.


10년 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대중에게 각인된 '스마트한 안철수' 이미지가 조금은 희석됐다는 것이다. 28일 오전 경기 성남 선거캠프에서 가진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안 후보는 "제 초심은 변하지 않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저는 늘 똑같은 사람인데, 저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변한 것은 정치권의 '이미지 조작'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안 후보는 분당갑의 단순 승리를 넘어, 경기도 전체, 수도권 전체의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유세 무대도 성남·판교 일대에 한정하지 않고 경기·인천·서울 등 수도권 곳곳에서 올랐다. 안 후보 스스로도 "누가 공식 타이틀을 준 것은 아니지만 '수도권 선대위원장'이라고 생각하고 다닌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휴대폰을 열어 '구글캘린더'에 꼼꼼하게 기록한 하루 일정들을 보여주며 "어제만 해도 17개의 일정을 소화했다"고 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민을 만나는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현안과 관련한 답을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인상이 좋다고. 이렇게 잘 웃는 사람인줄 몰랐다고들 하신다"는 답이 돌아왔다. 안 후보는 "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찌푸리는 이미지인가 보다. 드루킹이 이미지를 얼마나 이상하게 만들어 놨으면 그러나 싶다"며 드루킹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분당갑 후보로 출마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인수위원장으로서 정리한 국정과제를 실행에 옮기려면, 여소야대 상황에서 지방선거 압승이 유일한 동력"이라며 "그 핵심에 '경기도'가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경기도 선거를 도우려고 했는데, 이왕이면 연고가 있는 분당에서 '선수'로 뛰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안 후보는 분당갑 출마 이후 대장동 주민들과 간담회만 세 번 했고, 계양을 지원 유세는 두 번이나 갔다. 그는 이 후보를 겨냥해 "계양을은 우리 지역하고도 사실 밀접한 관련이 있게 돼 버리지 않았냐. 우리 지역에 사는 주민(이재명 후보)이 거기서 출마를 하셔서 가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안 후보는 2년 후 22대 총선에서 다시 분당갑에 출마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제가 내세운 공약이 2년 만에 가능한 것도 있지만 6년은 돼야 할 수 있는 게 있다. 다음 출마까지 염두에 두고 공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국회 입성하면 '당권'에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예상대로 즉답을 피했다. 향후 '윤심(尹心)' 인사들이 대거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안 후보에게 '윤심'이냐고 물었더니 "저는 '민심(民心)'이다"라며 웃었다.


안철수 국민의힘 성남 분당갑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27일 경기도 안산시 선부동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다음은 안 후보와의 일문일답.

Q. 왜 '분당갑'에 출마했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하면서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 국정과제를 정리했다. 국정과제를 실행으로 옮기려면 지금 여소야대 상황에서, 유일한 동력은 지방선거밖에 없다.


지방선거에서 압승해야 민심으로 이 개혁을 완수할 수 있고 그 핵심에 '경기도'가 있다. 그래서 사실 어떤 방법으로든지 인수위원장 마치고 나면 경기도 선거를 도우려고 했다.


그런데 저와 연고가 있는 이 분당갑에 보궐선거가 치러지고, 그렇다면 선수로 뛰는 것이 훨씬 더 도움 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분당갑도 열심히 돌아다니지만, 벌써 한 10여군데 경기도 지역 지원 유세들을 다녀왔다. 내일은 서울도 간다."

Q. 경기도까지 지원 유세하느라 일정 빡빡하다. 요즘 시민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무엇인가.

"인상이 좋다고, 이렇게 잘 웃는 사람인 줄 몰랐다고들 하신다. 안철수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찌푸리는 이미지인가 보다. 드루킹이 얼마나 이상하게 만들어 놨으면 그러나 싶다.


제 이미지가 얼마나 왜곡됐는지 새삼 느끼고 있고, 그래서 시민분들을 더 많이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공식 타이틀을 준 것은 아니지만 '수도권 선대위원장'이라고 생각하고 다니고 있다."

Q. 수도권 선대위원장이라고 생각한다면,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는 안 될 것으로 보고 있나.

"제가 사실 단일화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지 않았나. 결국 출마자 자신의 결단이더라. 다른 어떤 요인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Q. 오늘 저녁 인천 '계양을'에도 다시 방문한다.

"두 번째로 간다. 그곳은 우리 지역하고도 사실 밀접한 관련이 있게 돼 버려가지고. 하하. 우리 지역 주민이 거기서 출마를 하셨지 않나. 안 갈 수 없다."

Q. '계양을'은 다윗과 골리앗 싸움인데, 다윗의 반란 일어나고 있다. 윤형선 후보, 승산 있다고 보나?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 맞다. 이재명 후보가 아무런 연고도 없이 지역에 대한 이해와 애정없이 본인을 위해서 출마한 것이라는 것을 지역주민들이 안다는 표시가 (여론조사 결과로)나타나고 있지 않나."

Q. 대장동 현 입주민들과도 여러 번 만났다.

"대장동 주민들은 지난해 9월을 시작으로 10월, 11월 여러 번 만났다. 분당갑 후보가 되고 나서도 세 번을 더 만났다. 모두 다른 그룹의 주민들이었는데, 가장 처음 만난 그룹이 터프한 분위기였고, 꼭 시험을 치는 느낌이 들었다.


대장동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해법은 무엇인지 압박질문을 받았고, 제 답을 듣고는 그분들이 아주 만족해들 하시더라. 참고로 김병관 후보는 그 그룹을 피해 제일 점잖은 그룹을 만나서 간담회를 했다고 하더라.

Q. 대장동 비리 의혹 문제, 가장 급한 것이 무엇인가.

"가장 기본적으로는 부당이익 환수가 필요하다. 어떤 방법으로든 환수해 대장동 주변 인프라 개선을 위해 써야 한다. 송전탑 지하화, 초·중·고 신설, 여러 가지 교통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오전 안철수 국민의힘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자가 김미경 교수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1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Q. 2년 후 22대 총선에서 다시 '분당갑'에 출마하는 건가.

"당연하다. 제가 내세운 공약이 2년 만에 가능한 것도 있지만 6년은 돼야 할 수 있는 게 있다. 다음 출마까지 염두에 두고 공약한 것이다.


저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 초선·재선을 서울 상계동에서 출마했다. 임기가 끝난 이후에도 5년 동안 왕복 3시간 상계동-여의도를 출·퇴근했다. 그때도 주민들이 '우리동네는 국회의원들이 임기 끝나면 다음 날 강남 자기 집으로 돌아가서 상실감이 컸는데, 안철수는 계속 상계동에 있으니 든든하다'고들 말씀하시더라."

Q. '1기 신도시 재개발 특별법'이 주요공약. 그런데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김병관 후보 지원유세에서 '여소야대 국민의힘이 추진한다고 1기 신도시 특별법 이뤄지는 것 아니다. 민주당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협조 하지 않으면 방법 있나.

"협조 안 하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 다 떨어진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1기 신도시가 분당 뿐인가. 30년 지난 곳이 얼마나 많은데. 170~180석 있다고 법 통과 안 시키면 민주당 다음 총선 못 치른다."

Q. 경쟁자 김병관 민주당 후보에 대한 평가는?

"일반적으로 말하면, IT 전문가를 포함해 이과 쪽 전문가들이 국회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다. 참 웃지 못할 일도 있었는데 19대 국회 때 IT 법안이 올라왔는데 의원들이 찬성버튼을 빨리 안 누르고, 다 저를 보고 있다가 제가 누르니 다 따라서 누르더라. 물론 지금은 저랑 경쟁하니까 김병관 후보는 (국회) 들어오면 안 된다. 하하하 선거니까."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가 2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유스페이스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가장 많이 받았을 질문. 국회 입성하면 당권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

"당선되는 것 자체가 제일 중요한 목표. 다른 생각 하지 않는다. 지금 현재 최선을 다하겠다."

Q. 향후 '윤심' 인사들이 대거 당권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 안 후보는 '윤심'인가 아닌가.

"저는 '민심'이다. 민심이 제일 중요하다. 하하하."

Q. 인수위원장 경험이 앞으로 의정활동에 어떤 영향 줄까.

"인수위원장으로서 조율과 조정이라는 것을 하려면 전체를 알아야 된다. 지금 국정 전반, 전체를 다 파악하는 사람은 대통령과 저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앞서 두 번의 국회의원 경험과 앞으로의 국회의원 활동은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이번에 당선되면 여당 3선 중진의원 된다. 국민의힘에서 지난 총선 때 많이 떨어져서 3선 의원이 별로 없다."

Q. 여당 후보로 처음 선거 치른다.

"그렇다. 정치를 시작한 지 10년이 조금 안 됐는데 여당은 물론이고, 지금까지는 3자, 4자, 5자 대결만 했다. 메이저 정당 후보로서 양자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선은 무소속으로 60%를 얻었고, 재선은 3번 기호를 달고 52%쯤 얻었다. 그때 이준석 대표가 30%정도 받았나 그랬을 것이다."

Q. 정치 입문 10년. 처음에 '안철수 신드롬'이라는 말까지 나왔는데, 사실 그때 지지자분들 중에 현재 마음이 달라지신 분들도 있는 것 같다. 그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제 초심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저를 지지하지 않는 분들도 제가 도덕적으로 문제없고, 돈 문제나 성 문제 등에서 깨끗하다는 것은 다 아신다. 10년 동안 이미 증명이 됐다.


저는 늘 똑같은 사람인데 왜 저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변했을까. 아마도 정치권에서의 이미지 조작때문이 아닐까 싶다. 제가 이전에도 말한 적 있는데, 10년 내내 양쪽 진영으로부터 너무나 많은 이미지 조작을 당했다."

Q. 어떤 이미지 조작을 당했나.

"예를 들면 차를 타고 출발할 때 어떤 사진기자분이 갑자기 차 문을 열고 앉아 있는 제 모습 찍어 너무 놀란 적이 있다. 그 다음 날 아침 신문에 '차 문도 못 닫고 도망치는 안철수'라고 대문짝만하게 기사가 났다.


항의해서 그 기사를 내리는 데 반나절 걸렸는데, 그동안 인터넷과 종편매체에 쫙 깔려서 이미 사실처럼 됐더라. 그런 식으로 이미지 조작을 한 것이 쌓여 거의 정점에 달했을 때가 드루킹때다.


드루킹 수사가 늦게 시작돼 저에 관한 글을 지우고 지웠는데도, 드루킹 대법원 판결문 보면 안철수에 대한 조작이 8800만건이었다. 제 스마트한 이미지를 지우려고 드루킹이 조작을 했다.


그래서 만약 제게 실망을 하신 분이 있다면, 실제로 제가 어떤 일을 했는지 의정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했었는지 좀 들여다 봐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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