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안타4출루 류지혁, KIA '돌격대장' 찾았다
[양형석 기자]
KIA가 안방에서 홈런3방을 앞세워 선두 SSG를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김종국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9-3으로 승리했다. 전날 SSG에게 1-8로 패하며 연승행진이 4에서 끊어졌던 KIA는 이날 설욕에 성공하며 NC 다이노스에게 0-5로 패한 5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리고 4위 자리를 지켰다(27승21패).
▲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초 2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KIA 류지혁의 역전 적시타로 홈을 밟은 박찬호와 박동원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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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화-홍현우-김상현-이범호, 타이거즈 3루 계보
타이거즈는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 우승팀답게 거의 전 포지션에서 레전드급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핫코너'로 불리는 3루수도 예외는 아니다. 타이거즈의 3루수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역시 '해결사' 한대화다. 1986년 OB 베어스와의 트레이드로 해태 유니폼을 입은 한대화는 1994년 LG 트윈스로 이적할 때까지 8년 동안 무려 6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멤버로 활약했다.
해태는 한대화 이적 후에도 3루 자리에 구멍이 생기지 않았다. 90년대 중·후반을 수놓았던 또 한 명의 특급 3루수 홍현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역 시절 2루와 3루를 오갔지만 3루수로 활약한 기간이 길었던 홍헌우는 1997년 20-20클럽, 1999년 30-30클럽에 가입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 내야수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1992년부터 1999년까지 8년 동안 단 7경기만 결장했을 정도로 엄청난 체력을 과시한 '철인'이었다.
홍현우가 팀을 떠나고 팀 명이 해태에서 KIA로 바뀐 후에도 타이거즈에 재능 있는 3루수들은 계속 들어왔다. 2002년까지는 정성훈(SPOTV 해설위원)이라는 젊은 3루수가 활약했고 정성훈이 현대 유니콘스로 이적한 후에는 이현곤(KIA 수비코치)이 입단했다. 이현곤은 잦은 부상으로 기대만큼 좋은 커리어를 만들지 못했지만 2007년 타율 .338 153안타로 타율과 최다안타 타이틀을 차지하는 '몬스터 시즌'을 보냈다.
2009년에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상현이 타율 .315 36홈런127타점으로 타이거즈의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그리고 KIA는 2010 시즌이 끝난 후 FA시장에서 국가대표 3루수 이범호를 영입했다. 이범호는 입단 초기 잦은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2013부터 실력을 회복하더니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149홈런500타점을 기록하며 타이거즈의 간판타자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이범호의 은퇴 이후 타이거즈의 핫코너는 급격히 약해지고 말았다. 이범호가 은퇴하면서 등번호를 물려줬던 박찬호는 3루보다 유격수가 더 잘 어울렸고 김태진(키움 히어로즈)과 황윤호, 김규성 등도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렇게 핫코너가 KIA의 약점으로 굳어지던 2022년, 드디어 3루 포지션에도 적임자가 등장했다. 긴 방황을 끝내고 3루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슈퍼 유틸리티' 류지혁이 그 주인공이다.
5월 들어 KIA의 붙박이 1번3루수로 자리매김
충암고를 졸업하고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36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류지혁은 루키 시즌 1군에서 단 2경기만 출전하고 상무 야구단에 입대해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마쳤다. 전역 후 2016년부터 두산의 백업 내야수로 활약한 류지혁은 2016년 90경기, 2017년125경기, 2018년128경기, 2019년118경기에 출전했다. 류지혁은 2010년대 중·후반 왕조를 건설했던 두산에서 4년 연속 110경기 이상 출전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선수였다.
하지만 류지혁은 수 년간 두산의 풀타임 1군 멤버로 활약하면서도 한 번도 주전 자리를 넘보진 못했다. 두산에는 2루수 오재원, 유격수 김재호, 3루수 허경민으로 구성된 '국가대표급 내야진'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약 없이 선배들의 부상이나 기량하락만 기다리던 류지혁은 2020년 6월 투수 홍건희와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류지혁은 KIA에서도 이적 후 5경기 만에 왼쪽 대퇴 이두근 파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부상에서 돌아온 류지혁은 작년 3루와 1루수로 활약하며 타율 .278 76안타2홈런34타점37득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작년에도 크고 작은부상으로 92경기 출전에 그친 류지혁은 내구성에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류지혁은 올해도 김선빈,박찬호, 김도영으로 구성될 주전들의 뒤를 받치는 유틸리티 내야수로 활약할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류지혁은 5월에 열린 22경기 중 20경기에서 KIA의 주전 3루수로 출전하고 있다.
8경기 연속 KIA의 3루수 겸 1번타자로 선발 출전하고 있는 류지혁은 28일 SSG와의 경기에서도 1번타자로서 완벽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KIA의 승리를 이끌었다. 1회 첫 타석부터 좌전안타로 출루해 소크라테스의 적시 3루타때 결승 득점을 올린 류지혁은 3회와 5회에도 안타를 추가했다. 그리고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몸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시즌 두 번째 4출루 경기를 완성했다(5일 키움 히어로즈전 5출루).
두산 시절부터 선배들의 빈자리에 들어가는 백업 역할에 익숙했던 류지혁은 선발 출전이 잦아지고 있는 올 시즌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올해 확실한 성적을 만들어 낸다면 타이거즈의 내야에서 이범호 이후 아무도 차지하지 못했던 핫코너의 새 주인이 될 수 있다. 어느덧 프로 11년 차가 된 만년 백업 내야수 류지혁에게 풀타임 주전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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