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계약 첫해 부진.. 백정현의 첫승은 언제쯤
[유준상 기자]
지난해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백정현(삼성 라이온즈)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삼성은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서 4-9로 패배했다. 이번주 내내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삼성은 5연패 수렁에 빠졌다. 다만 7위 롯데 자이언츠도 함께 지면서 순위는 그대로 6위다.
▲ 28일 LG와 원정 경기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패전투수로 기록된 삼성 백정현 |
ⓒ 삼성 라이온즈 |
LG 타자들의 공략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1회초 1사 3루서 피렐라의 땅볼 때 3루주자 김지찬의 득점으로 삼성이 선취점을 뽑았지만, 곧바로 LG가 반격에 나섰다. 홍창기와 박해민의 연속 안타로 득점권 기회를 잡은 LG는 채은성의 땅볼과 오지환의 1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역전에 성공했다.
백정현의 수난은 2회말에도 이어졌다. 이재원과 김민성에게 연속으로 1타점 적시타를 맞은 백정현은 무사 1, 3루서 박해민에게 3점포를 헌납했다. 홈런이 터진 이후 두 팀의 격차는 순식간에 6점 차까지 벌어졌다. LG의 선발 투수가 케이시 켈리였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뼈아픈 실점이었다.
3회말에도 백정현은 선두타자 송찬의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는 등 경기 초반 무실점으로 넘어간 이닝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반대로 LG 타자들은 백정현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안타로 연결시켜 승기를 잡았다.
결국 삼성 허삼영 감독은 4회말이 시작되면서 선발 백정현을 내리고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날 백정현의 최종 성적은 3이닝 9피안타(2피홈런) 1사사구 1탈삼진 8실점, 투구수는 58개로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음에도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전날에 이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간 타선은 7회초 두 점을 뽑으며 끝까지 추격을 시도해봤지만, 백정현이 내준 8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29일 선발로 나서는 황동재까지 연패를 끊지 못하면 삼성은 6경기 전패로 이번주를 마무리하게 된다.
'에이스'에서 평범한 투수로 전락한 백정현
2007년 삼성 입단 이후 10년 넘게 제대로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던 백정현에게 지난해는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정규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57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ERA) 2.67을 기록해 데이비드 뷰캐넌(16승), 원태인(14승)과 함께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FA 자격 취득을 눈앞에 두고 커리어하이 시즌을 달성한 덕분에 구단에서도 그의 공헌도를 인정, 4년 총액 3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최채흥의 군입대 등 지난해에 비해 마운드가 다소 헐거워진 만큼 올해도 삼성 마운드에서 백정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 이후 약 두 달 동안 백정현은 9경기 49이닝 5패 ERA 6.80이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이따금씩 운이 따르지 않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투구 내용이 좋지 않은 경기가 대부분이었다는 게 문제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59에 달하고, 피안타율(0.304)도 3할이 넘는다.
특히 장타 허용이 잦아졌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0.367)보다 올해(0.522) 피장타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9이닝당 피홈런 개수도 지난해 0.86개→올해 2.02개로 크게 늘어났다. 28일 LG전서도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에서 피홈런을 두 개나 기록했다.
결국 구위보다는 정교한 제구로 승부해야 하는 투수인 만큼 전년 대비 구사율이 증가한 슬라이더를 점검하거나 지난 9경기에서의 볼배합을 돌아보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9경기째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백정현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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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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