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우울증∙불면증 다 떨친다..당신이 발 담가야할 '여기' [건강한 가족]

류장훈 2022. 5. 2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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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욕의 건강 효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여름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의 활동량이 많아졌다. 운동·등산·골프에 전보다 길어진 저녁 일과까지, 그만큼 몸에 피로감도 쌓여간다. 영양 섭취, 수면도 중요하지만 피로를 해소하는 데 대표적인 솔루션 중 하나가 바로 ‘족욕(足浴)’이다. 피로 회복뿐만이 아니다. 족욕은 혈액순환, 갱년기 증상 등 신체 증상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우울증과 수면 부족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된다. 현대인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심신 힐링 아이템인 셈이다.

족욕은 일정한 온도의 물에 발을 담그는 입욕의 한 종류다. 물의 온도와 미세한 수압이 ‘인체의 축소판’이자 ‘제2의 심장’인 발과 족부에 영향을 미쳐 다양한 효과로 나타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원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발을 따뜻한 물에 담그면 몸은 자연스레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상태가 된다. 차가운 기운은 올라가고 뜨거운 기운은 내려간, 한의학에서의 건강에 바람직한 상태를 말한다. 또 따뜻한 기운에 혈관 확장과 함께 혈액순환이 좋아지면서 근육이 이완되고 자율신경이 정상화돼 스트레스 해소와 신진대사가 좋아진다. 이 과정에서 몸속 노폐물과 염증성 분비물이 효과적으로 배출된다.


갱년기 증상 완화 효과도 관찰


이런 체내 변화는 다양한 효능으로 표면화한다. 그 효과는 ▶혈압 정상화 ▶부종 개선 ▶갱년기 증상 완화 ▶스트레스 감소 ▶통증 개선 ▶우울증 및 수면 부족 개선 등에 이른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는 꾸준히 제시되고 있다.

먼저 대한물리의학회지에 실린 연구에서는 20대 신체 건강한 성인 남성 40명을 대상으로 5m/s의 속도로 20분간 보행 후 등받이 의자에 앉아 15분간 족욕을 실시했다. 그 결과 족욕군은 운동 직후 150.1(㎜Hg)이었던 수축기 혈압이 운동

5분, 10분 15분 후 각각 130.5, 119.9, 114.4로 떨어진 반면, 단순 휴식군은 139.4, 134.3, 130.6으로 낮아지는 데 그쳤다. 하지 부종, 스트레스·피로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임상간호연구지에서는 대학병원 수술실 근무 간호사 50명을 대상으로 한 족욕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다뤄졌다. 대상자에게

3주간 총 12회 족욕을 실시한 결과 족욕군은 하지 부종 정도(21.17점→20.96점), 신체적 스트레스(28.32점→24.64점), 피로도(28.44점→23.04점) 모두 개선됐지만 대조군은 모두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다.

갱년기 증상 완화와 관련해서는 한국자연치유학회지에 실린 연구가 주목할 만하다. 연구진은 갱년기 증상 및 수면장애를 가진 50대 여성 10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주 3회 족욕 요법을 실시한 후 결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안면 홍조, 심장 불편감, 수면 문제, 우울감, 신체 및 정신적 피로 등 10가지 갱년기 증상 점수(MRS)가 연구 전 3.1~3.9(평균 3.53)에서 연구 후 각각 절반 수준인 1.4~2.0(평균 1.54)으로 떨어졌다.

한국모자보건학회지에 실린 고려대 의과대학의 연구는 족욕의 우울증 및 통증 개선 효과를 잘 보여준다. 한 부모 여성 23명을 대상으로 하루 1회씩 4일간 진행한 결과 족욕군의 우울 점수는 9.39에서 시행 2일 후 5.87, 시행 4일 후 5.35로 완화됐고, 통증 점수(VAS)는 5.39에서 각각 4.43, 3.96으로 호전됐다.

통증 개선 효과에 대한 근거는 또 있다. 한국산업간호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수지접합 수술을 받은 성인 54명을 대상으로 2주간 총 11회 족욕을 한 결과 족욕군은 통증 지수(VAS, 0~10)가 수술 1일 후 2.4, 6일 후 2.0, 12일 후 1.3으로 감소해 족욕을 하지 않은 군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들의 스트레스 지수(30~120)도 각각 61.3, 59.9, 59.3으로 감소해 대조군과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


38~39도 미온수에서 30분만


족욕을 즐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체온보다 높은 따뜻한 물에 발목 이상 잠기게 발을 담그고 의자에 앉아 편안한 자세를 유지한 채 30분 정도 있으면 된다. 물의 깊이는 종아리까지 잠기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족욕을 하는 수온에 따라 미온수족욕(38~39도), 고온수족욕(40~43도), 냉족욕(20~25도)으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미온수족욕이 추천된다.

너무 뜨겁거나 오래 하면 자칫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3개월간 매일 뜨거운 물로 60~90분간 족욕을 한 환자에게서 족욕 부위에 열성 홍반이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다. 열성 홍반은 3주 이상 40~50도의 열에 반복적으로 노출됐을 때 피부에 발생하는 저온화상 증상을 말한다. 3주 미만 노출된 경우에는 처음 발생했을 때 족욕을 중단하면 자연 치유될 수 있지만 피부에 증상이 발생한 이후에도 지속해서 열에 노출하면 피부에 갈색의 영구적인 색소 침착과 표피의 위축이 남을 수 있다. 또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족욕 시간이 5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추천된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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