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향해 달린다..국내 뮤지컬 컴퍼니, 세계적 경쟁력 시험대

박정선 2022. 5. 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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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위대한 개츠비' 글로벌 창작뮤지컬로 개발
美 뉴욕서 29시간 리딩 워크샵 진행..현지 반응 뜨거워

“국내 대형 뮤지컬 시장의 제작 능력, 배우의 수준은 상당히 높다고 자평합니다.”


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의 말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뮤지컬은 꾸준한 성장, 발전 시기를 거쳐 이제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뮤지컬을 독립된 산업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연법 개정안’이 국회 전체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선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내다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위대한 개츠비' 리딩 워크샵 현장 ⓒ오디컴퍼니

얼마 전,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움직임도 시작됐다. 신춘수 대표가 명작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새로운 글로벌 창작 뮤지컬로 개발을 시작하면서다. 지난 2월 1차로 콜드 리딩을 진행한 데 이어 5월엔 미국 뉴욕의 펄 스튜디오에서 29시간 리딩 워크샵을 진행했다.


콜드 리딩은 작품의 전체적인 흐름과 무대 위에서 작품이 어떻게 구현될지를 그려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첫 번째 단계다. 또 29시간 리딩은, 미국배우조합법(Actors Equity Association)에 따라 작품 개발 단계에서 연습부터 프레젠테이션까지 총 29시간 내에 완료해야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 역시 작품의 효과적인 개발을 위해 추진하는 작업 방식으로, 브로드웨이 관계자들과 초청된 관객들에게 작품을 선보이는 프레젠테이션으로 리딩은 마무리된다.


아직 개발 단계지만 미국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신 대표는 “작품의 리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면서 “브로드웨이 내 주요 소식지인 브로드웨이 월드(Broadway World), 브로드웨이 브리핑(Broadway Briefing)에서도 오디컴퍼니의 ‘위대한 개츠비’ 리딩에 대한 소식과 기대감을 전했을 뿐만 아니라, 이 소식을 접한 많은 브로드웨이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진행될 작품 개발 단계 및 작품을 더 발전시키기 위하여 크리에이티브 팀과 많은 고민과 논의를 진행할 것이며 브로드웨이 극장주 및 투자자,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식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신 대표의 이번 도전은 국내 뮤지컬 컴퍼니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 대표는 제작사 오디컴퍼니를 세운 이후 지난 20여년간 총 40여편의 작품들로 관객을 만나왔고, 브로드웨이 제작자·공연장 협회인 ‘브로드웨이 리그’ 한국인 최초 정회원이기도 하다. 지난 2009년 뮤지컬 ‘드림걸즈’를 발판으로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도 진출했다.


그 역시 ‘닥터지바고’ 등의 흥행 실패로 쓰라린 경험도 맛봤다. 회사 존폐위기까지 내몰리면서 했던 이 실패를 신 대표는 ‘경험’ 삼아 다시금 브로드웨이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셈이다. 이미 그 당시의 경험을 자산으로 2018년부터 자사 작품의 투자비율 100%를 달성하고 있는 만큼, 그가 선보일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신 대표뿐만 아니라 최근 업계에서는 뮤지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까지 내다봐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 등의 아이돌 그룹,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의 영상 콘텐츠가 세계적인 인정을 받으면서 무대를 넓힌 것처럼 뮤지컬이라는 콘텐츠의 글로벌화도 중요한 과제로 꼽아왔다.


글로벌 창작 뮤지컬의 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국내 뮤지컬 컴퍼니들도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기존의 국내 창작 뮤지컬을 수출하는 방식이 아닌, 국내 컴퍼니가 ‘글로벌 뮤지컬’을 제작한다는 것은 글로벌한 국내의 제작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물론 한국 창작 뮤지컬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신 대표의 시도는 국내 컴퍼니의 제작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이 작품의 성공 여부에 따라 분명 국내 뮤지컬 컴퍼니들의 시각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제작 능력을 인정받는 다는 것은, 추후 국내외 관객들에게 보편성적으로 통하는 한국 창작 뮤지컬이 만들어지고 이 작품들이 해외에서도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길을 터주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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