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돌아온 김문환과 '벤투호 첫 발탁' 후배들의 남다른 인연

윤효용 기자 2022. 5.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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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완주] 윤효용 기자= 2년간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김문환이 다시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김문환은 지난해 9월 소집 이후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했지만 묵묵히 기다렸고 전북현대에서 꾸준히 출전하며 다시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적시장 막판에야 전북에 합류했지만, 김문환은 빠르게 적응했다. 팀이 부진에 시달릴 때였다. 동계훈련을 함께 하지 못했음에도 곧바로 팀에 녹아들었고 공수 양면에서 활약하며 안정감을 가져왔다. 초반에는 스리백의 한 축을 담당하다가 이용이 부상에서 복귀하자 윙백으로 올라가 팀 공격을 돕고 있다. 김문환 합류 후 팀이 한 번도 지지않은 걸 생각하면 그 효과는 확실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도 복귀한다. 다시 부름받은 것도 기쁜데 반가운 얼굴들도 김문환을 기다리고 있다. 아끼는 대학후배 조유민과 김동현이 새롭게 발탁됐기 때문이다. 26일 전라북도 완주군에 위치한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문환은 "(조)유민이와 나는 중앙대 투톱이었다"며 과거 회상 시간도 가졌다. 한때 U리그를 휩쓸었던 공격 듀오가 벤투호에서는 수비진에서 호흡을 맞춘다. 


이외에도 김문환은 대표팀 복귀 소감과 함께 미국 생활, 전북 이적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LA에 살다가 전주로 왔다. 두 도시의 느낌이 정반대인데, 삶도 많이 달라졌나?  


생활적인 면에서는 LA가 좋다. 놀러갈 곳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마음껏 먹으러 갔다. 날씨도 너무 좋다. 생활이 너무 여유로웠다. 오전에는 운동하고 오후에는 낮잠을 자거나, 와이프와 카페 가고 좋은 곳에 많이 갔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는 어떻던가. K리그와 차이점이 궁금하다. 


다른 나라는 안가봐서 모르겠지만 K리그와는 많이 다르다. 개인 기술이 미국 MLS가 좋은 거 같다. 무엇보다 공격진에는 너무 좋은 선수들이 많다. 남미에서 온 선수, 유럽에서 온 선수도 있다보니 그렇다. 


유명한 선수들이 뛰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인터마이애미에서 뛰는 곤살로 이과인?


마이애미, LA갤럭시를 상대해봤다. 이과인, 치차리토 모두 정말 골을 잘 넣는 선수들이다. 이과인은 우리와 할 때 많이 활약하진 못했다. 치차리토가 있는 LA갤럭시는 우리 팀과 LA 더비를 치른다. 치차리토는 우리를 상대로 항상 골을 넣었다. 정말 잘하는 선수다. 


미국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뛴 적도 있다. 프로에서 중앙 미드필더를 본 적이 있었나?


프로에서는 없다. 학생 때 서보기는 했다. 새로운 자리에 뛰다보니 더 재미있었다. 새로운 느낌이 있이었고 솔직히 사이드백에 있을 때보다 더 재미있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를 중앙 미드필더에 세운다고?'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당황하진 않았다. 그래도 경기에 뛰는 거니까 잘 준비하려고 했다. 내게 다른 옵션이 생길 수도 있는 거니까. 


단순히 중앙 미드필더가 없어서 일어난 일인가.


첫 번째 프리시즌에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걸리면서 다른 미드필더를 수비형에 놓고 나를 공격형에 세웠다. 대학 시절에는 공격수이기도 했다. 공격수였지만 프로오면서 풀백으로 전향했다. 풀백도 잘 맞는 거 같고 재미있다. 공격, 수비 모두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은 처음이었다. 힘든 점도 있었을 거 같다. 


가장 어려웠던 건 언어적인 거였다. 생활적인 면은 괜찮았는데, 팀원들과 소통하는 게 어려웠다. 


텃세가 있었나. 


텃세는 당연히 있다. 그래도 LA친구들이 너무 착하다. 장난도 많이 쳐준다. 장난 치면 나도 잘 받아치는 성격이다. 서로 재미있게 잘 지냈고 사이도 좋았다. 


그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나. 남미 친구들과 잘 지낸다고 들었는데?


인스타그램으로 한 번씩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왓츠앱(해외에서 주로 사용되는 메신저앱)은 단톡방으로만 썼다. 남미 친구들은 콜롬비아, 에콰도르, 우루과이 출신 등이 있다. 작년에 같이 있었던 디에고 로시가 우루과이 대표팀 6월 엔트리에 들었다. 월드컵에 가게 되면 만나지 않을까. 연락은 안해봤다. 로시와 그정도로 친하진 않았기 때문에. 


미국 떠나기 전에는 출전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다. 무슨 이유였나.


작년 시즌에는 경기에 많이 출전했는데 이번 시즌 초반에는 감독님도 바뀌고 해서 출전을 못했다. 


전북 올 때도 팀이 어려운 시기였다. 합류할 때 김상식 감독이 어떤 이야기를 해주던가.


미팅을 짧게 했다. '팀에 들어와서 (김)진규와 네가 와서 많은 도움이됐으면 좋겠다. 팀이 좋을 때도 있고 안좋을 때도 있는데, 지금 안좋은 시간을 반등하고 싶다'고 말하셨다. 개인적인 건 경기 때마다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주문하신다. 처음에 왔을 때는 수비에 많이 신경을 썼다. 요즘에는 다시 공격에 신경을 쓰고 있다. 


들어보니 전북 와서도 김진규와 붙어다닌다던데, 이적 전에 김진규와 미리 연락도 주고받았나?


진규가 간다는 기사를 봐서 내가 연락을 했다. '전북 진짜 가냐, 어떻게 돼 가고 있냐' 등 물어봤다. 더 구체적인 건 둘 다 확정 되고 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도 프로선수가 두 팀에서 같이 뛰는 게 쉽지 않는데, 정말 좋을 거 같다.  


처음에 '혼자 가서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백)승호, (송)범근이 등 아는 선수들이 많긴 하지만 진규와는 4년 동안 부산에 있었다. 진규가 있어서 적응에 큰 도움이 됐다. (늘 붙어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같이 다니면서 다른 형들과 많이 친해졌고, 동료들과 많이 친해지고 있다. 대표팀에서 같이 오래한 승호와도 친하다. 


뛰어보니 전북이 빅클럽이라는 게 느껴지나.


느껴진다. K리그 최고의 팀에 와서 생활해보고 경기도 뛰어보지만 선수들의 끈끈함이나 초반 어려움을 이겨내고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힘이 있다.


최근에는 공격이 답답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본인도 공격 가담이 많은 스타일인데.


원래 전북은 경기마다 골을 많이 넣는 팀이다. 요즘에는 대부분 1-0 승리다. 나도 인터넷에서 그런 기사들을 보게 된다. 선수 입장에서 조금 그렇긴 하지만 전북 선수라면 부담을 이겨야한다. 선수들끼리는 어떻게 하면 골을 더 넣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한다. 


강원전에서는 왼쪽 풀백도 뛰었는데, 거기서 실점이 나왔다. 솔직히 어땠나.


부산에서 뛴 적이 있다. 부산에서는 그래도 오른쪽, 왼쪽 둘 다 하다보니 편한 감이 있었다. 그러나 그 뒤로는 몇 년 동안 오른쪽에서만 뛰었다. 이제는 굉장히 어색하더라. 느낌이 다르다. 


이용이 돌아왔다. 대표팀에 이어 전북에서도 경쟁해야 한다. 


경쟁이긴 하지만 경기에 누가 나가든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내 입장에서 용이 형을 봤을 때 아직 너무 좋은 선수이고 클라스가 있는 선수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용이 형을 보면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용이 형이 와서 위압감을 느끼고 그런 건 아니다. 나의 장점은 활동량, 오버래핑 같은 것들이다. 용이 형은 크로스, 빌드업, 수비적인 면에 장점이 있다. 그 전에도 많이 배웠지만 이제 옆에서 배울 수 있어 좋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2022년 들어 처음이다. 뽑힌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전북와서 경기를 꾸준하게 뛰었다. 그래서 좋은 기회가 온 거 같다. 


꽤 오래 부름받지 못했는데 마음고생은 없었나?


그렇진 않았다. 오히려 마음 편하게 하려고 했다. LAFC에서 내 몸을 끌어올리고 경기에 나서는 게 우선이었다. '첫 번째부터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왜 안됐을까 생각하면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런 걸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기본적인 것부터 하려 했다. 


전북에서 7명이나 대표팀에 간다. 예전에 대표팀 소집을 지하철 타고 갔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진짜 지하철 타고 갔나. 이번에는 어떻게 가려고 하나.


나는 진규, 에이전트 형과 같이 간다. 승호는 서울에서 합류한다고 한다. 지하철을 탔던 건 아마 소집 끝나고 퇴소할 때다. 지하철 타고 갈 때가 있었다. 짐을 들고 가니까 누가 그걸 봤다. 이번에는 다른 차 얻어타고 나오겠다. 


이번 대표팀 뉴페이스로 조유민이 발탁됐다. 찾아보니 중앙대에서 호흡을 맞췄던 거 같은데? 


조유민, 김동현과 모두 같이 대학교에서 같이 뛰었다. 조유민과는 투톱에 섰다. 꽤 위협적이었다. 유민이는 헤딩도 잘하고 발로 골도 잘 넣는다. 골 넣는 법을 아는 선수다. 내가 2, 3학년일 때 같이 뛰었다. 유민이가 1학년 때는 나보다 더 골을 많이 넣었다. 이듬해는 내가 더 많이 넣었고. 굉장히 친하다. 대표팀 발탁되고 축하전화도 했다. 


그런 동생들과 A대표로 만나는 건 신기할 것 같다.


너무 좋다. 내가 아끼는 동생 둘과 대표팀에 가게 되서 너무 좋다. 그 전에도 대표팀 오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드디어 다같이 갈 수 있게 됐다. 대학생 때는 '프로만 가자'고 했는데, 이젠 대표팀으로 같이 가게 되다니.


경기가 네 번이나 돼 출장 기회를 받을 것이 유력하다. 가장 기대되는 경기는? 


브라질전이 아무래도 기대된다. 4경기 중에 한 경기 정도는 뛰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전시간이 적어도 조금이라도 경기 뛰는 거에 의미를 둔다. 열심히 하면서 기다리겠다. 


오랜만에 보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됐다. 축하메시지를 전했는지. 


전하진 않았다. 만나서 직접 하려고 한다. 대표팀 올 때마다 잘 챙겨주신다. 한국의 역사를 썼기 때문에 만나면 느낌이 또 다를 거 같다. 토트넘훗스퍼의 마지막 경기를 와이프와 같이 봤다. 처음에 골이 안들어갈 때 빨리 골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갑자기 골이 들어가기 시작하고 너무 좋았다. 진짜 득점왕이 대한민국에서 나오는 걸 보면서 너무 자랑스러웠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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