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엘앤에프..엇갈리는 시각

배준희 2022. 5. 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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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의 자사주 매각을 두고 증권가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엘앤에프 전경 (엘앤에프 제공)
자사주 매각을 결정한 2차전지(배터리)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를 바라보는 증권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엘앤에프가 설비 투자를 위해 자사주를 매각하겠다고 밝히자 시장에서는 ‘오버행(매각 잠재 물량)’ 우려가 확산하며 주가가 급락했다. 일각에서는 성장을 위한 설비 투자에 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므로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지난 5월 25일 엘앤에프는 장 마감 후 2766억원 규모(100만주)의 자사주를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겠다고 발표했다. 해외 투자 자금과 시설·운영자금 조달을 위해서다. 보유 중이던 자사주 370만주 가운데 약 3분의 1을 처분하기로 한 것이다.

일단 주가만 놓고 보면 시장의 대체적인 반응은 비판적이다. 지난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3거래일간 주가는 11%가량 빠졌다. 통상 한 번 매입했던 자사주를 시장에 되파는 경우는 드물다. 자사주 매입 땐 시장의 유통 주식 수가 감소하므로 주당순이익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자사주를 되팔면 유통 주식 수가 다시 이전 수준으로 늘어나 주당순이익도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회사가 산 자사주를 소각해야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며 “그냥 매각해버리면 전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사주 매각을 주주 가치 훼손으로 보기 힘들다는 반론도 따른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주주 지분율이 높지 않은 업체가 자사주를 팔면서까지 자금을 모아 투자에 나서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엘앤에프의 경우 양극재 설비 증설과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방안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 차원에서 자사주 매각이 기업가치 성장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엘앤에프 목표주가를 31만원으로 유지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각은 성장을 위한 합리적 결정이라고 판단된다”며 “엘앤에프는 증가하는 전기차 고객사 수요에 대응해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대 중이고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공장 증설로 설비 투자 비용(CAPEX)이 매년 2000억원 이상 예상되고 해외 공급망 투자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엘앤에프는 자사주 매각 공시에 이어 레드우드에 3000만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레드우드는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회사로 이번 투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진출에 대응해 해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배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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