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바라본 '한국'의 '가족' [칸 리포트]

장수정 2022. 5. 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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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욕심 없었는데..숙소 호텔에 배너 크게 걸려 있고 역대 수상자 이름이 올라가는 것 보며 부담 느껴."
"한국 드라마 많이 봐..아이유, 절제된 감정 속 그의 서사 모두 느껴져"

영화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에서 한국 배우, 제작진들과 함께 한국의 현실을 담아낸 이유를 밝혔다.


27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모처에서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브로커’의 주역들이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CJ ENM

‘브로커’는 베이비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전날인 26일 오후 7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첫 공개돼 약 12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특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브로커’로 여덟 번째 칸 초청을 받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앞서 ‘어느 가족’으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만큼, 이번 작품에도 큰 기대감이 쏠렸다. 그럼에도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긴장감보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칸을 찾았다.


“기본적으로 부담을 좀 잘 안 느끼는 성격이기는 하다. (‘브로커’는) 완성한 뒤에 스스로 납득할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배우분들과 함께 영화제에 초청이 된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이상 욕심을 내거나 그런 마음은 없었다. 다만 막상 와보니 내 숙소 호텔에 배너가 크게 걸려 있고, 상영 때는 역대 수상자 이름이 올라오는데 그걸 보니 부담이 느껴지기도 하더라.”


수상 여부 또는 레드카펫 등에 대한 부담감은 없지만, 관객들의 반응만큼은 궁금했다. 더욱 칸 영화제는 전 세계 관객들이 모이는 곳인 만큼, 한국의 입양 현실을 담아낸 ‘브로커’가 어떤 반응을 얻을지 더욱 궁금했다.


“관객 반응은 가장 궁금한 부분이다. 수상 여부나 평가 이런 것보다는 관객 분들이 영화를 재밌게 봐주셨는지 그게 가장 궁금하다. 그게 작품에 대한 가장 큰 보상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번에는 내가 쓴 글이 한국어 대사로 옮겨졌고, 이것이 영화에서는 불어와 영어로 번역이 되지 않나. 두 단계의 번역을 거친 상태기 때문에 현장에서 우리가 느낀 소소한 웃음의 포인트나 송강호의 표정에서 유발되는 웃음이라던지, 이런 게 사라지면 어떻게 하나라는 궁금증이 있었다. 이런 위험성이 있었지만, 관객분들의 반응을 보니 웃어야 할 때 웃어주시더라. 그게 기뻤다.”


베이비박스를 둘러싸고 여러 인물들이 얽히면서 진행되는 ‘브로커’에는 한국의 입양 또는 베이비박스 관련 시설의 현실, 나아가 생명에 대한 다채로운 메시지들이 담겼다. 과거에 입양 문제에 대해 취재를 하던 중, 한국의 베이비박스에 대해 알게 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 문제를 깊게 파헤치면서 시작된 작품이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찍으며 리서치를 하는 과정에서 입양 제도에 대한 조사도 하게 됐다. 일본에는 아기 우편함이라는 시설이 있었다. 이 시설을 다루는 프로그램 게스트로 출연해 코멘트를 하기도 했다. 이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다방면으로 했던 시기가 있었던 것이다. 그때 같은 시설이 한국에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한국에서는 거기에 맡겨지는 아이의 수가 일본의 10배에 달한다더라. 일본 이상으로 대중적으로 입양에 대해 알려져 있을까, 그 배경까지도 알려졌을까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 소재로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이 현실을 표현해 줄 한국 배우들은 자연스럽게 캐스팅할 수 있었다. 평소 한국 작품들을 즐겨보며 배우들의 연기를 눈여겨봤기 때문. 특히 ‘나의 아저씨’ 속 아이유를 보며 가능성을 느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그를 주인공으로 발탁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고, 아이유가 맞춤옷을 입은 듯 능숙하게 소영을 표현해내면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봤었다. 재밌게 본 여러 드라마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아이유의 연기가 정말 뛰어나다고 느낀 것이 감정 표현이 절제돼 있다. 근데 그 절제된 표현에서 그가 안고 있는 과거라던지, 관계라던지. 이런 게 손에 잡히듯이 느껴지더라. 그 표현력이 16회 내내 일관되게 표현이 됐다. 집중력이나 지구력이 놀랍다고 생각했고,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를 하는 느낌이었다. 특히 인상적인 게 먹는 모습이었다. 마치 연료를 보충하듯이 먹는데, ‘평생을 이렇게 먹어왔구나’라는 게 느껴지면서 반대로 좀 슬프게 다가왔다. 그런 어떤 디테일함을 보면서 감정 외적인 것으로 감정을 전달해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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