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무섭다는 걸 보여줘야 [이기선 칼럼]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른 컨벤션 효과
민주당이 보여온 행태에 기인한 측면
공룡 민주당의 행태는 겸손과 거리 멀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 목전에 다가왔다. 대선이 실시된 지 불과 두 달 여 만에 실시되는 전국단위 선거이고, 특히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지방선거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등장함으로써 ‘대선 리턴 매치’ 양상이 되었다.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대체로 유리한 형국이다. 리얼미터의 5월 3주차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의힘(50.1%)이 민주당(38.6%)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이번 지방선거 최대의 승부처인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조차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 25일 데일리안의 보도에 의하면 김은혜 후보는 47.4%, 김동연 후보는 40.2%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물론 같은 시기에 조사한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박빙(에이스리서치 조사 : 김은혜 45.3%, 김동연 후보 43.1%. 한길리서치 조사 : 김동연 후보 42.7%, 김은혜 후보 42.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인 경우도 있으니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이런 결과는 윤석열 정부의 출범에 따른 컨벤션 효과와 한미정상회담 등 여권에 유리한 정치 상황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간 민주당이 보여온 행태에 기인한 측면도 크다.
21대 총선에서 사상 유례 없는 압도적 승리를 거둔 뒤,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는 소속 당선자 전원에게 서신을 보내 ‘국민 앞에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과거 열린우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뒤 ‘과반을 과신해 겸손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그 결과 17대 대선과 뒤이은 18대 총선에서 참패했음을 상기시킨 바 있다.
하지만 공룡이 된 민주당의 행태는 겸손과 거리가 멀다. 180석(지역구 163, 비례대표 17)의 의미를 국민 절대 다수의 지지로 해석하고 있는 것 같다. 당시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얻은 득표율은 49.9%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선거구제 덕분에 지역구 전체의석의 64.4%인 163석이나 얻었다. 반면에 41.5%를 득표한 미래통합당의 지역구 당선자는 불과 33.2%인 84명에 그쳤다. 비례대표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33.35%,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33.84%로, 정당지지도에서는 오히려 미래통합당이 앞섰다.
승리에 도취한 민주당은 득표율이라는 민심의 내면은 보지 않고 의석수라는 겉면만 보면서 자만과 독선에 빠졌다. 13대 국회 이후 상임위원장을 여야가 배분하던 관행을 깨버리고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독식했다. 그리고 ‘임대차 3법’에서 부터 최근 ‘검수완박’ 관련 법안에 이르기 까지 여러 쟁점법안들을 여론과 제1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법안을 입법함에 있어서 여야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리적으로 처리하도록 하기 위해 만든 국회선진화법의 맹점을 악용해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 위장 탈당을 통한 ‘위장 야당’ 등의 수단을 동원함으로써 사실상 법을 무력화시켰다. 그렇게 까지 무리하게 만든 법들이 과연 누구를 위한 법인지, 국민이나 국가이익에 그토록 절박하고 절실했는지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과 장관 후보자 간의 질의답변은 코미디에 가까웠다. 도덕성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던 정당에서 성 비위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24일 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대국민사과를 하며, 당이 환골탈태할 테니 이번 선거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그간 박 위원장이 보여 온 정치적 행보로 보아 그 순수성은 이해되나, 지난해 4.7 재‧보궐선거나 대선 때 민주당이 사과하던 모습이 오버랩 되어 감흥도 없고 믿음도 가지 않는다. 더구나 이번 사과에 대해 당 내부와 지지자들의 반발이 거세지 않은가.
여론조사는 그저 민심의 흐름을 보여줄 뿐이다. 더구나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대략 50% 대 중후반에 그치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대로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어느 정당이 승리할지, 누가 당선될 지는 결국 어느 지지층이 더 많이 투표장에 가느냐에 달려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기를 원한다면, 당선돼선 안 될 사람이 당선되는 걸 막으려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국민이 무섭다는 걸 보여줘야 정치가 오만과 독선에 빠지지 않는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고 발전시키는 동력이다.
글/이기선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남국, 진중권 '처럼회 해체' 요구에 "선거 끝나고 토론과 고민"
- 코로나19 확진자 지방선거 사전투표는 오후 6시 30분부터 가능
- [여론조사 영상] 지방선거 D-7... 최대 격전지 '경기' 승자는?
- 윤형선에 힘 싣는 이준석 "계양서 선거운동원 복장입고 전력투구"
- 권성동 "상설특검 거부권 안쓰는게 헌법 위반…野,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 탐욕뿐"
- 나경원 "선관위, '국힘은 내란죄 공범' 정당화하나…이러니 부정선거 의심 받아"
- 尹대통령, 일주일째 탄핵서류 거부
- 픽사, 17년 만에 첫 오리지널 시리즈…'드림 프로덕션'이 연 꿈의 확장 [D:영화 뷰]
- 솟아오르는 정관장, 1·2위 연파하고 6연승 질주…양강 구도 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