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의 '정상화'와 서민들의 어려움 [친절한 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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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1.75%로 올랐습니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1.75%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이전의 일입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물가'입니다.
물가를 잡겠다는 한국은행의 의도와는 별개로, 기준금리의 계속된 인상으로 한숨 지을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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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1.75%로 올랐습니다. 지난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정례회의를 열고 0.25%p 인상을 결정했죠. 한국의 기준금리가 1.75%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이전의 일입니다. 지난 2018년 10월 기준금리가 1.75%로 오르고 약 6개월간 금리가 동결된 이후 약 4년만에 다시 당시 상황으로 돌아갔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물가’입니다. 한은 금통위는 회의 직후 통화방향결정문(통방문)을 통해 “앞으로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4.8% 상승했으며 향후 1년 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전망값을 나타내는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 10월(3.3%) 이후 9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죠. 기자도 최근 장을 보러 갈때마다 올라가는 식재료 가격에 흠칫하고 놀라고 있습니다.
다만 당장 기준금리를 올렸다고 해서 물가가 쉽게 잡힐 것 같지 않다는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를 알고 있어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죠. 심지어 한 기자가 “연말 기준금리가 연 2.25~2.5%가 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합리적이냐”라는 질문에 대해 “지금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당연히 시장의 전망이 올라간 것이 합리적 기대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습니다. 고물가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연말에 기준금리가 2.5%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물가를 잡겠다는 한국은행의 의도와는 별개로, 기준금리의 계속된 인상으로 한숨 지을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대출이 있는 금융소비자들이죠. 한은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르면 전체 가계의 연 이자부담은 약 3조3000억원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가 다섯 차례에 걸쳐 1.25%p 높아지는 동안 이자 부담 규모는 16조5000억원이 불어난 셈이죠. 1인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82만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한은이 최대 2.5%까지 기준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시사한 만큼, 가계의 이자부담은 더 커질 것이 자명합니다. 단순 계산만 하더라도 9조9000억원이 더 늘어나게 되죠. 이미 시장금리는 빠르게 올라가는 상황이라 코로나19 기간 ‘영끌’을 했던 차주들은 말 그대로 ‘빚폭탄’의 심지가 타들어가는 것을 눈으로만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재무적 취약성이 불가피한 2030 청년세대들의 경우 금리인상에 더욱 치명적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대출금리 상승이 가계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2%p 오르면 39세 이하의 청년층 가구의 DSR(부채상환비율)은 38.1%에 달하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는 자신이 버는 월급의 38%를 빚 상환에만 사용한다는 뜻이죠.
이처럼 빚에 허덕이는 서민들이 과연 금리인상기를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물가가 안정된 이후 기준금리가 낮아져 1%선을 유지하는 상황이 됐을 때, 과연 그 기간 대출 차주들이 버틸 수 있겠냐는 것이죠.
한국은행도 이를 인지하고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높아진 물가가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는 것이 목표지만 그 부분도 걱정”이라며 “정부의 다른 여러 정책 방안과 공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죠.
현재 정부는 추경안을 통해 자금공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또한 대출 차주들에게 추가적인 대출로 부담을 늘리는 방안이 또 이어지는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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