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고레에다 히로카즈, 인간에 대한 '선한' 믿음 [칸 리포트]

장수정 2022. 5. 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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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함께 타게 된 사람들의 여정..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
"현실의 가혹함을 반드시 표현을 하면서도 인간이 가진 가능성 또는 어떤 종류의 선에 대해 표현 하고 싶었다."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 편의 휴머니즘 가득한 가족 이야기를 탄생시킨 의도를 밝혔다.


27일 오전(현지시간) 칸 영화제 메인 행사장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는 영화 ‘브로커’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배우 송강호, 아이유, 강동원, 이주영, 영화사 집 이유진 대표가 참석했다.


ⓒCJ ENM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 제작진, 배우들과 함께 만든 한국 영화다.


전날인 26일 오후 7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첫 공개된 이 영화는 약 12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사회를 향한 날 선 시선, 서사의 깊이감은 얕아졌다고 지적받기도 했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특유의 가족 서사를 통해 ‘생명’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번 영화에 대해 “차에 함께 타게 된 사람들의 여정을 다루려고 생각하면서 플롯을 쓰게 됐다. 거기에 함께 하게 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가족, 부모로부터 배제된 채 사람들”이라며 “그로 인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 또 그들이 한순간 손에 넣게 된 어떤 순간으로 인해 한 가지 좋은 일을 하게 된다. 작은 악을 품은 채 여정을 떠났지만, 선을 행하는 그런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의도를 밝혔다.


세탁소를 운영하지만 늘 빚에 시달리는 상현(송강호 분), 베이비 박스 시설에서 일하는 보육원 출신 동수(강동원 분), 그리고 베이비 박스에 아기 우성을 두고 가면서 이들과 얽히게 되는 소영(아이유 분) 등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영화에서 다뤄지는 주제가 심각하면 심각할수록 디테일 묘사에는 경쾌함이나 웃음이 있었다. 코미디라기보다는 인간이 가진 비애나 웃음을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거기에 송강호가 가장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를 비롯해 이미 여러 차례 한국과 부산을 방문했지만, 촬영지로 찾은 그곳은 조금 달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번에 로케이션 헌팅을 하며 여러 곳을 직접 가봤다. 언덕길이 많고, 산이 많고. 이런 입지의 높낮이를 보여줄 수 있는 장소를 홍경표 촬영 감독님과 함께 찾았다. 굉장히 매력적인 도시였다. 서울과의 차이도 한컷으로 표현을 할 수 있는 재밌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설명했다. 강동원은 “감독님과 작업할 때 새로웠던 지점은 다른 한국 감독 분들도 그러실 수 있지만, 모니터보다는 카메라 옆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는 게 인상 깊었다. 그래서 디테일한 감정들을 잡아낼 수 있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주영은 “통역을 거쳐 소통을 해야 했는데, 그걸 제외하고는 국적이 다른 작업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진 않았다. 워낙 현장을 편안하게 해 주셨다. 그래서 모두가 편안한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고, 송강호는 “고레에다 감독님은 훌륭한 일본 작품들도 있지만, '파비안느의 진실'이라는 프랑스 영화도 하셨다. 내가 잘은 모르지만,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다”면서 “감독님의 항상 끊임없이 탐구하고, 도전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브로커'도 그 일환 중 하나의 작품이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 가까우면서도 다를 수가 있다. 이것이 이 작품을 할 때 흥미로운 지점이 되기도 했다”고 다국적 프로젝트의 의미를 짚었다.


아이유는 “가장 큰 특징이 나를 향해 다른 언어를 사용하시기 때문에 다른 현장보다 서로의 말에 주목하고,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했다는 것이다. 그게 인상 깊었다. 집중력을 가지게 해 주신 분이었다. 즐거웠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유는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어려운 감정들을 표현해야 했던 만큼, 이 과정에서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첫 엄마 역할이었다. '브로커'라는 작품에 제안을 받기 전부터 이상하게 엄마 역할에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럴 때 이 대본을 제안을 받았다. 정말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라며 “단순히 어떤 아이의 엄마라기보다는 소영이 가진 전사들이 있다. 우울한 일들도 있고, 어두운 과거를 보낸 엄마다. 다채로운 설정이 있었다. 모성이 있지만 또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아이를 사랑하는 눈빛도 드러나고. 또 그것이 일방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연출에 따라 안 드러날 때도 있어야 했다. 이런 부분들이 연기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고로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작품은 물론 현실의 가혹함을 반드시 표현을 하면서도 마지막에는 인간이 가진 가능성이나 어떤 종류의 선이, 이번에는 특히 아이를 둘러싼 이야기인 만큼 그 선에 대해 표현을 하고 싶었다”며 그 선에 대해, 사회적으로 법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또 상현이 선택하는 선은 “아이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를 생각하며 행하는 선이다. 그게 반드시 법적으로 바른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런 모순된 행위도 함께 표현을 해보고 싶었다. 그 맥락에서 상현의 엔딩을 생각하게 됐다”고 영화의 선한 메시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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