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앞도 아닌데 왜..툭하면 붉어지는 얼굴의 '불편한 진실'
예민해진 피부 대처하려면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 홍조는 주로 감정의 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진다. 하지만 감정의 변화와 상관없이 얼굴이 자주 붉어지고 가려우면 피부가 민감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주사 피부염이나 지루 피부염 같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홍조는 모세혈관이 자극받아 늘어났다가 수축하지 않고 확장한 상태를 유지할 때 나타난다. 홍조 증상이 오래 반복할수록 피부는 건조해지고 민감해진다. 혈관이 확장해 있으면 피부의 수분 손실이 커진다. 건조한 피부는 자극에 예민해져 가려움증을 일으키고, 피부염을 유발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킨다.
홍조는 진행 정도에 따라 주사의 초기 단계로 진단한다. 주사는 피부 모세혈관 확장으로 인해 코·뺨 등 얼굴 중앙 부위에 홍조·부종·염증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피부에 오돌토돌한 것이 나기도 한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안면 홍조가 악화하면 심한 홍조와 함께 화끈거리는 혈관 확장성 주사로 진행한다. 이보다 더 심해지면 여드름 같은 뾰루지가 함께 생기는 염증성 주사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심한 경우엔 코 주변의 피부가 울퉁불퉁해지는 ‘비류성 주사’(딸기코종)로 악화하기도 한다.
자외선 노출 땐 혈관 탄력 떨어져
주사는 피부가 얇고 흰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임 원장은 “피부가 얇으면 전반적으로 탄력이 떨어지고 피부 장벽이 건강하지 못해 얼굴이 잘 붉어지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햇빛에 오래 노출된 환경에 있었다면 주사 고위험군이다. 임 원장은 “자외선에 피부가 오래 노출되면 피부 혈관을 지지하는 탄력 섬유가 손상돼 혈관이 확장한다”며 “피부가 흰 사람일수록 자외선으로부터 방패 역할을 해주는 멜라닌 색소가 적다”고 말했다. 사우나·찜질방을 즐기는 습관 때문에 혈관의 수축과 확장이 반복되면 혈관의 탄력이 떨어진다. 주사 환자의 30~40%에서는 가족력이 있다.
홍조는 이미 발병한 지루 피부염의 증상으로도 나타난다. 지루 피부염은 피지선이 많은 얼굴의 미간과 코, 콧방울 주변, 앞가슴·두피·귀 등에 피지 분비가 증가해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피부가 붉어지면서 가렵고 각질이 일어난다. 임 원장은 “지루 피부염을 오래 앓고 있지만 잘 치료하지 않아 후유증으로 홍조가 생기고 민감성 피부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루 피부염의 염증 반응 때문에 혈관이 확장되면 홍조가 잘 생긴다”고 말했다.
지루 피부염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하면 증상이 심해진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혈관 확장으로 홍조가 잘 나타나고 피지 분비량이 증가한다. 온도와 습도 변화는 피지샘 활동을 자극해 지루 피부염 증상을 악화한다.
주사 피부염과 지루 피부염은 발병 원인과 치료법이 다르다. 하지만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나거나 지루 피부염을 스테로이드로 치료하는 과정에서 주사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임 원장은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일시적으로 혈관을 수축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며 “하지만 과하게 오래 사용하면 혈관을 확장하고 피부를 얇아지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스테로이드 종류가 다양하므로 전문가의 처방을 받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피부가 자주 붉고 가려우면 피부 장벽이 약해져 있는 것이다. 평소 피부를 자극하는 환경을 피하고, 피부 장벽을 교정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세안할 땐 비누 세정 횟수를 줄이고, 소량의 세정제를 사용해 씻어주는 것이 좋다. 크림·오일을 여러 개 쓰거나 얼굴을 비비면서 닦기보단 가볍게 씻어내야 피부 자극이 적다. 뽀드득거리는 느낌이 날 때까지 세안하면 피부의 정상적인 천연 보습 인자를 같이 제거해 버려 피부 장벽을 무너뜨린다. 뜨거운 물은 혈관을 확장할 수 있으므로 약간 차가운 물로 세안하는 게 좋다.
세안 후엔 바로 보습제 발라줘야
세안 직후엔 바로 보습제를 발라줘야 한다. 이때 무분별한 화장품 사용은 피부에 좋지 않다. 피부가 민감한데 여러 제품을 바를 경우 화장품들 사이에 예기치 못한 화학반응 등이 일어나 피부 색소침착이나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방부제·향료가 적으면서 알코올·오일 성분이 없는 보습제가 피부 장벽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된다. 세안 직후와 마스크 착용 전 등 일상생활에서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는 것이 좋다. 임 원장은 “마스크팩을 할 때도 미백·탄력 같은 기능성 성분이 많이 혼합된 것은 피하는 게 좋다”며 “피부 진정을 위해 순수한 보습 성분의 마스크팩을 10분 이내로 쓰는 걸 권한다”고 말했다. 피부 보습 인자인 세라마이드 등의 성분이 포함된 보습제는 수분 손실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강한 햇빛에 노출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야외에서뿐 아니라 차 안이나 창문이 큰 실내에서도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줘야 한다. 피부 온도가 올라가지 않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피부 온도가 높으면 혈관을 피로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혈관을 확장한다. 사우나·찜질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습식 사우나가 피부 보습에 좋을 거라는 것은 오해다. 사우나처럼 고온에 오랜 시간 있으면 피부 혈관이 확장해 피부를 더 건조하게 한다. 수분 증발을 막는 피부의 유분기도 녹는다.
■ Tip
「 피부 장벽 강화하는 습관
자외선 차단제와 모자로 햇빛 노출 피하기
무향·무알코올 등 저자극 제품 사용
소량의 세안제로 가볍게 문지르며 세안
세라마이드 성분 등의 보습제를 충분히 도포
피부 온도 올라가지 않게 사우나는 자제
」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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