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에 발목 잡힌 'ESG'

황준호 2022. 5. 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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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ESG(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상장지수펀드들의 수익률에 족쇄를 채웠다.

ESG는 지난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탈(脫) 화석연료 사용 기업에 대한 자금 유입을 늘리는 등 본격 개화기를 맞는 듯 했지만, 투자 종목의 대부분이 IT 등 기술주에 몰리면서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았다.

ESG 모네타의 기업 평가를 토대로 종목을 선정하는 'WISE ESGM 책임투자 지수'도 삼성전자, 기아, 현대모비스 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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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인플레이션이 ESG(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상장지수펀드들의 수익률에 족쇄를 채웠다. ESG는 지난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탈(脫) 화석연료 사용 기업에 대한 자금 유입을 늘리는 등 본격 개화기를 맞는 듯 했지만, 투자 종목의 대부분이 IT 등 기술주에 몰리면서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았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ESG ETF들의 연초부터 26일 현재까지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ARIRANG ESG우수기업’의 경우 3.87% 정도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TIGER MSCI KOREA EGS 리더스’와 같은 상품의 경우 16.23%가량 빠지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전체 주식형 ETF 수익률은 -11.48%였는데 ESG 주식형 펀드의 경우 12.50% 떨어져, ESG ETF의 수익률이 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이 같은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글로벌 주식형 ETF가 지난 1년간 8.56% 내린 것에 비해, 글로벌 ESG 주식형 ETF는 11.29%나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에 상장됐지만 미국 S&P 내 ESG 기업에 투자하는 ‘SOL 미국S&P500ESG’의 경우 수익률이 -11.41%까지 떨어졌다.

ESG 수익률의 저조는 ESG가 가진 고유 특성에 의해 발생했다. ESG 상품들은 공통적으로 탈 석탄, 탈 화석연료를 핵심 기조로 네게티브 스크린 전략을 활용해 지수를 산출한다. 발전용 석탄 등 화석연료를 생산하거나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을 배제하고 투자할 기업을 선정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 종목을 포트폴리오에서 배재한다. 예를 들어 국내 ESG ETF의 기초 지수로 활용되는 ‘코스피200 ESG 지수’의 경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를 토대로 종목을 편입하는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NAVER 등을 담고 있다. ESG 모네타의 기업 평가를 토대로 종목을 선정하는 ‘WISE ESGM 책임투자 지수’도 삼성전자, 기아, 현대모비스 등을 담고 있다.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인데 DJS 지수, MSCI USA EXTENEDE ESG FOCUS GR USD 지수 등 대표 ESG 지수들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애플 등을 주로 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퀀트본부는 "ETF에 포함된 주요 종목들은 기술주"라며 "이들의 주가는 최근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강한 인플레이션과 각 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에 따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ESG ETF 수익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원자재가 급등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도전과 기회가 찾아올 것이고 이는 ESG 투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생물 다양성 등으로 ESG가 확대되면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런 분위기 속에 미국에서는 지난 17일 반(反) ESG ETF(ORFN)가 출시되기도 했다. 석유화학, 원자력, 방위산업, 주류, 담배, 카지노 등 ESG로 인해 소외를 받는 종목을 담은 ETF로 출시 이후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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