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북 2회 이상 핵실험할 것..기폭장치 실험은 전술핵 관련"

김상진 2022. 5. 27. 08: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소 2회 이상 핵실험을 할 것”이란 관측이 27일 나왔다. 일부 전문가는 최근 북한에서 핵 기폭장치 실험이 탐지된 것과 관련해 “소형화된 핵탄두 개발을 위한 전술핵무기 시험의 준비작업”으로 분석했다.

북한이 4년 전 폭파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가운데 '3번 갱도'(붉은색 원)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8년 5월 24일 외신을 초청해 갱도를 폭파할 당시 북한이 공개한 갱도 지도. 연합뉴스

미국 핵 과학자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만일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최소 2회 이상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탄도미사일에 탑재한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역량을 확보하는 데 한 번의 실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북한이 '2단계 수소폭탄'을 운용하기 위해선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1월(4차 핵실험)과 2017년 9월(6차 핵실험)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중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에 나섰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런 증폭핵분열탄을 ‘1단계 수소폭탄’으로, 엄밀한 의미의 수소폭탄을 ‘2단계 수소폭탄’으로 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북한에서 핵 기폭장치 실험이 포착된 것을 중요하게 봤다. 그는 “새로운 핵탄두 개발 때 핵 기폭장치를 실험하는 것은 일반적인 과정”이라며 “특히 실제 전쟁에 사용될 수 있는 소형화되고 복잡한 핵무기를 실험할 경우 더욱 중요하다”고 방송에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앞서 지난 25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북한의 핵실험 징후와 관련해 “(풍계리 핵실험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하기 위한 핵 기폭장치 실험을 하는 것이 탐지됐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기폭장치 실험이 7차 핵실험 징후인지 여부는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예년의 경우에도 이런 실험이 진행됐을 때 바로 핵실험으로 이어지지 않은 전례가 있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이 공언한 대로 전술핵무기 등 핵 무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훨씬 더 소형화된 핵탄두 설계가 필요하다”며 “기폭장치 실험은 새 핵실험 준비 과정에서 기술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기폭장치 실험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면 핵실험 재개 시기는 핵실험장 자체의 준비 상태와 정치적 결정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