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사전투표라고?"..공약집 벼락치기 하는 유권자들

최서인 입력 2022. 5. 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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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내일인가요?”

6·1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시민이 이런 반응을 보였다. 선거 때마다 사전투표 투표율이 높아지고 그 영향력과 관심도가 높아져 온것에 비해 이번엔 다소 시큰둥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6·1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인천국제공항 제 1여객터미널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가 투표용지를 펼쳐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대부분의 유권자는 광역단체장(시·도지사), 교육감, 기초단체장(자치구·시·군의 장), 지역구 광역의원, 지역구 기초의원, 비례대표 광역의원, 비례대표 기초의원 등 총 7장의 투표용지를 받게 된다. 연합뉴스

지난 3월 대선의 사전투표율은 36.9%. 이전 최고치였던 지난 21대 총선(26.9%)보다 약 10%p 높았다. 이번에도 그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26일 만난 다수 유권자는 “내일이 사전투표일인지 모르고 있었다”라거나 “지방선거도 사전투표를 하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회사원 이모(30)씨는 전날 출근길 횡단보도에서 플래카드를 보고 27일이 사전투표일이란 걸 알았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만 사전투표가 있는 줄 알았고 지선에 사전투표가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 하고 있었다”고 했다.


부동산 위주로 공약집 ‘벼락치기’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거리에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선거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다. 뉴스1
그나마 선거에 관심이 있는 유권자들은 ‘공약 벼락치기’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씨는 “거실 테이블에 공약집이 뜯지도 않은 채 있다. 밤에 집에 가서 쭉 살펴보려 한다”고 말했다. 40대 회사원 송모씨는 “공약집은 받았는데 뜯진 않았다. 전날 밤에 부동산 공약 위주로 한 번 훑어보고 갈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27)씨는 “뉴스에서 나오는 정보로 시장과 교육감 후보는 알지만, 나머지는 누가 뭐로 나온 건지 모르겠다. 현수막을 보면 어지럽다”며 “시의원 등 나머지 후보들은 투표장에 가기 전날 반 한번 검색해보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지방선거 자체에 관심이 없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정모(42)씨는 “이번 선거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시간 나면 투표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약집을 보긴 봤지만, 아는 사람도 많지 않고 믿을 만한 후보가 없다”고 덧붙였다.


“찍던 당으로 줄 세울 것”


22일 울산 북구 명촌사거리에 각 정당의 지방선거 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누구를 뽑을 건지 이미 다 정해 놨지.”

호기롭게 말한 여모(60)씨는 “인물은 봐 봤자 다 고만고만하다. 공약집을 대체 누가 보냐”며 “지지하는 정당이 있어서 그 당에 표를 몰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모(81)씨는 “이것저것 복잡하지만, 나는 무조건 한 번호로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남모(28)씨는 “이번 지선은 당으로 뽑으려 한다”며 “그 당 후보의 공약을 보면 터무니없는 자극적인 공약도 있다, 하지만 정세상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윤모(37)씨도 “후보자에게 범죄 이력 같은 큰 하자만 없다면 평소 지지하던 정당을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에서도 투표에 공을 들인다는 70대 김모씨는 “28일에 사전투표를 할 예정”이라며 “선호하는 정당은 있지만,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지, 돌출발언을 한 적은 없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이미 후보들을 점찍어 두었다”고 말했다.


“지선인데 ‘대통령과 친하다’가 경쟁력?”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엿새 앞둔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 업무 모의 테스트를 하고 있다. 뉴스1
전문가들은 지방선거가 중앙 선거의 축소판으로 여겨지는 건 불가피한 측면도 있으나, 정당의 책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선거는 7개의 선거가 이뤄지다 보니 관심이 분산되고 정당이 중심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문제는 정당이 지역을 대표할 적절한 인물들을 공천하지 못하는 거다. 지역의 다양성을 살릴 정책을 펼칠 후보가 지방에서의 업적을 중심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초단체장 후보들조차 ‘대통령과 친하다’라거나 ‘대통령과 친한 사람과 친하다’는 걸 선거 운동에 동원하려고 하는 게 현실”이라며 “지역에서 얼마나 업적을 쌓았는지를 호소해야 한다. 지방 정치를 중앙정치의 대리 성격으로 끌고 가고 있는 정당들의 책무”라고 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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