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꿀, 사실 이 나무에서 나온다

용인시민신문 이나경 2022. 5. 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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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1년 중 가장 게으른 달이다. 봄의 동력으로 여름으로 가면 되니까."

진한 향기의 찔레꽃에는 온갖 곤충들이 와서 식사를 하고, 그보다 더 진한 향기의 아까시나무에는 벌들이 꿀과 꽃가루를 모으느라 바쁘기만 하다.

우리가 먹는 꿀의 70%가 아까시나무꿀이다.

아카시아 꿀이 사실은 아까시나무 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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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민신문 이나경]

"5월은 1년 중 가장 게으른 달이다. 봄의 동력으로 여름으로 가면 되니까."

라디오에서 이 말이 흘러나왔다. 세상에 5월을 이런 시선으로 볼 수도 있구나. 분홍과 빨간과 하얀의 화려한 산철쭉들이 피고 연이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이팝나무의 흰 꽃들이 도로를 가득 채우고 있는데...

숲은 또 어떠한가? 애기똥풀, 엉겅퀴, 흰씀바귀, 씀바귀꽃이 무리 지어 노랗고 하얗고 보라색의 장관을 이루고 있다. 진한 향기의 찔레꽃에는 온갖 곤충들이 와서 식사를 하고, 그보다 더 진한 향기의 아까시나무에는 벌들이 꿀과 꽃가루를 모으느라 바쁘기만 하다. 매일 매일이 다른 5월이 얼마나 바쁠까? 생각했는데, 애쓴 봄 기운으로 여름으로 가고 있는 가장 게으른 달이라니.
 
 싱그러운 아까시나무 꽃과 가위벌레 알집
ⓒ 용인시민신문
5월은 향기의 계절이다. 아파트 화단 나무 밑, 공원 잔디밭 어딘가, 학교 운동장 공터, 길을 걷다 고개를 돌리면 바로 그곳에 있는 토끼풀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앉아 깊은 숨을 들이쉬면 달콤한 향내가 코를 자극한다. 토끼풀밭은 조심해야 한다.

요즘 흰 꽃이 활짝 펴서 꿀을 모으려는 벌들이 정말 많다. 옛날 꿀벌들이 꽃에서 꿀을 모으고 있는데, 독이 든 꿀이 많아 제우스를 찾아가 '꽃에 독이 있어 꿀을 모으기 힘들다'고 하니 제우스가 붓에 흰 물감을 묻혀 동그라미를 그려 준 꽃이 토끼풀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조그맣고 수수한 꽃에는 벌들이 생각보다 많이 보인다.

토끼풀을 보면 우리는 꼭 네잎클로버를 찾는다. 그 많은 세 잎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다. 근데 세 잎의 꽃말은 행복이다. 행운을 찾으려 자꾸 무엇인가를 놓치며 사는 내가 보이기도 한다.

아까시나무는 요즘 싱싱하고 아주 달콤한 향으로 벌들을 유혹하고 있다. 저 깊은 곳의 꿀을 꿀벌들은 용케 찾아내고 있나 보다. 우리가 먹는 꿀의 70%가 아까시나무꿀이다. 아카시아 꿀이 사실은 아까시나무 꿀이다. 아카시아 나무는 아프리카 초원의 기린과 코끼리가 잎을 뜯어 먹는 나무이다.
 
 토끼풀화관과 꽃다발
ⓒ 용인시민신문
아까시나무는 일제 강점기와 6.25가 끝난 우리나라의 황폐한 산을 빠르게 복원하기 위해 심은 것이다. 가시가 많고 번식력이 강해 요즘은 골칫거리가 되고 있지만, 땅을 비옥하게 해 주고 우리에게 꿀도 주는 멋진 나무다. 또 나무재질도 단단해 목재로 쓰기도 좋다. 나뭇잎 위에서는 노린재가 잠시 쉬어 가고, 요즘은 노랑배거위벌레 엄마가 알집을 만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토끼풀과 아까시나무는 콩과식물이다. 콩과식물은 쌍떡잎 식물로 나비 모양의 꽃잎, 접형화이다. 열매는 꼬투리 형태이며 대부분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어 땅을 비옥하게 해 준다.

이번 달은 아이들과 공원에 잔뜩 피어 있는 토끼풀을 가지고 화관을 만들었다. 야무지고 조용한 여자 친구들이라 한 명에 하나씩 화관을 만들기로 하고, 토끼풀꽃을 모았다. 토끼풀꽃을 따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모아 온 토끼풀을 엮어 화관을 만드는 작업은 오랜 시간과 반복이 필요하다.

몇몇 친구들은 그 시간을 견디지 못했다. 그들에게는 과제를 주었다. 화관에 어울릴 꽃다발을 완성하는 것이다. 친구들은 신이 나서 공원 여기저기 누비며 토끼풀 꽃다발을 만들었다. 화관과 꽃다발이 완성되었다. 우리는 남은 토끼풀꽃으로 팔찌와 반지를 만들어 끼었다. 토기풀꽃 하나로 그날 우리는 아주 화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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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활동가입니다.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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