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신묘한 거미줄 사용법이 있을 줄이야 [ 단칼에 끝내는 곤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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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기자]
캐나다 앨버타주에서는 재스퍼 국립공원을 출입하는 사람들에게 말코손바닥사슴(무스 또는 엘크)이 다가오면 차를 멈추지 말고 서서히 빠져나가라고 안내를 하고 있다. 무스가 차량에 달라붙은 염화칼슘을 먹기 위해 본넷을 핥다가 공격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사슴이 철로를 핥다가 사고로 죽는 경우가 많았다. 원인은 부족한 철분을 보충하기 위해서였으므로 숲 속에 철기둥을 설치하는 것으로 해결을 봤다.
최근의 첨단 건물은 내외장재로 특수 가공한 유리를 많이 쓰는데 부작용으로 새들이 투명 유리창이나 방음벽에 부닥쳐 죽는 일이 왕왕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검은색으로 동물의 도안을 해 넣거나 충돌 방지용 필름 등을 붙여서 사고를 막고 있다. 이러한 해결책은 자연을 심도 있게 관찰하여 얻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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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자 모양의 흰띠를 친 꼬마호랑거미 곤충을 유혹함과 동시에 새들의 충돌을 피하려는 목적. |
ⓒ 이상헌 |
우리에게 익숙한 무당거미는 알록달록한 체색으로 이를 대신한다. 울긋불긋한 몸매는 꽃을 닮았으며 동시에 잠재적인 공격자에게 경고를 하고 있다. 자신을 먹으면 독이 있거나 맛이 없을거라는 신호다. 무섭게 생겼지만 사람을 물지는 않으며 손에 올리면 죽은 척 한다.
거미는 위턱에 독이빨(엄니)이 나있는데 뭉툭한 주사바늘과 같다. 엄니에 나 있는 작은 구멍을 통해 독액을 주입하면 사냥감의 장기는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이를 빨아먹는다. 거미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곤충은 기생파리와 맵시벌 등이 있다.
특히나 사마귀붙이류는 무당거미의 알에 기생하는 곤충이다. 가을이면 나무 껍질이나 전봇대, 가로등 같은 곳에 솜에 쌓인 듯한 알집을 만들어 약 500개의 알을 낳고 어미는 죽는다. 이 때를 틈타 몰래 알집에 침투하여 겨울을 나며 무당거미 알을 하나도 남김없이 포식하고 성충로 자라난다.
거미줄 방석을 만들며 고물상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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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벌류를 사냥한 사마귀게거미 거미줄 방석 위에서 작은 곤충을 잡아먹고 산다. |
ⓒ 이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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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덟혹먼지거미 위장이 정교하여 쓰레기 더미와 구분할 수 없다. |
ⓒ 이상헌 |
위험을 느끼면 갑자기 밑으로 툭 떨어져서 거미줄에 대롱대롱 매달리는데 혹처럼 보이는 돌기와 체색으로 인하여 걸레 묶음처럼 보인다. 쓰레기 하치장에서 잘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먹잇감이 걸려들 확률을 높이는 교묘한 수단이 있다. 먹이가 잘 걸리는 방향의 거미줄을 더욱 팽팽하게 쳐서 센서로서의 민감도를 높임과 동시에 사냥감에게 더욱 빠르게 접근한다.
가시거미는 바닷게의 등딱지를 닮은 외관으로, 속명(Gasteracantha)은 배(belly)를 뜻하는 gaster와 가시(thorn)를 의미하는 acantha의 결합이다. 암컷의 몸 길이가 8mm 정도이며 몸을 빙 둘러 6개의 돌기가 나 있다. 수컷은 절반의 크기에 2개의 뿔이 등판 위로 솟아 있다.
여섯뿔가시거미는 밤중에 볼라(줄 끝에 쇠공이나 추를 매단 수렵 도구)를 던져 사냥감을 포획하는 녀석이다. 길게 늘어뜨린 거미줄 끝에 끈끈한 젤리 덩어리를 만들고 이를 빙빙 돌리면서 나방류를 유혹한다. 젤리에는 수컷 나방을 유혹하는 페로몬 향까지 풍겨서 짝짓기를 하려고 날아들었다가 목숨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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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의 사진은 글쓴이의 초접사 사진집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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