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엄두 안 나"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 역대 최고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59㎡)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김모(42)씨는 올해 말 전세 계약 만기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2018년 김씨가 이사 왔을 때만 해도 3억9000만원이던 전셋값은 현재 5억 후반대~6억대로 치솟았다. 그는 “전세계약 만기일이 다가오는데 지금 전셋값이 4년 전 집값 수준으로 올라 엄두가 안 난다”며 “보증금을 어떻게든 마련해서 더 살지, 인근 빌라로 이사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전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전·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3만1676건으로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1분기 기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상 2만건 수준을 유지하던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2020년 1분기 임대차3법 시행을 앞두고 3만건을 돌파했고 2년이 지난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빌라는 아파트의 대체재이기 때문에 아파트 전셋값 상승 여파로 빌라 임대차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7570만원으로, 빌라 전셋값(2억3645만원)의 3배 수준이다. 1분기 서울 25개 자치구 중 빌라 전·월세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4663건)였다. 이어 강서구(2439건), 광진구(1881건), 강남구(1867건) 순이었다.
임대차3법 2년 만기가 되는 오는 8월 전세대란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전세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에 전·월세 수급 균형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며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이나 분양가상한제에 묶인 실거주 의무기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임대차3법을 전면 재검토하는 중장기 대책 외에 단기대책으로 전·월세금지법으로 불리는 실거주 의무 규제를 완화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달 거래된 서울 아파트 가운데 60% 이상이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아파트 실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418건 가운데 253건(60.5%)이 직전 거래 대비 실거래가가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64.9%)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의 상승 거래 비중은 지난해 8월 74.8%에서 9월 71.0%로 꺾인 이후 10월부터 12월까지 64.9%, 51.2%, 39.6%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올해 1월 39.7%로 소폭 상승한 뒤 2월 40.7%, 3월 44.4%에 이어 4월에 60.5%로 크게 상승했다.
한은화·김원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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