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달러 상환 막은 美..러, 105년 만에 '디폴트 위기' 몰렸다
미국 재무부가 러시아의 채권 이자 등을 지급받기 위해 예외적으로 열어뒀던 러시아와의 금융거래 창구를 차단했다. 러시아는 채권 지급 통로가 막히자,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채무 변제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이날 보도문을 통해 "재무부는 책임있는 채무자로서, 모든 외채 변제 이행을 계속할 것"이라며 "달러화로 국채 변제 지속이 불가능한 점을 고려해, 러시아 통화(루블화)로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탁된) 루블화는 (러시아의) 외채 결제기관인 국가예탁결제원을 통해 국채 표시 외화로 환전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4일 미 재무부는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 중 채권 지급에 한해 인정했던 예외조치를 25일 0시부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금융 제재를 시행하면서도 러시아 국채 투자자에 대한 이자와 원금 지급을 위해 예외적으로 허용했는데, 연장 없이 만료한다는 의미다.
러시아는 채권 지급 통로 차단이 예고되자 이달 27일 지급 기한인 채권 이자를 20일에 미리 지급했다. 하지만 다음달 23일과 24일에도 채권 이자를 갚아야 한다. 특히 6월 23일에 돌아오는 채권의 유예기간은 15일에 불과하다. 7월 9일까지 채권자들이 이자를 지급받지 못하면 러시아는 공식적인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105년 만이다.
이와 관련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18일 "러시아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원리금 상환을 강제로 막으면 러시아는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상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 의장도 자신의 텔레그램에 "러시아는 (국채 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자금이 있으며 상환은 루블화로 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의도적으로 달러화 결제를 금지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러시아는 돈이 있고, 지급 의사도 있다"면서 "미국의 외채 변제 허가 연장 거부는 외국 투자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서방 금융제도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통상 달러화나 유로화 표시 외채의 원리금을 다른 통화로 상환할 경우 디폴트로 간주할 수 있다. 러시아는 지난 4월 초 2022년과 2042년 만기인 두 개 외채에 대한 원리금을 루블화로 지불했으나 국제 신평사인 무디스로부터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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