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현 '세월호 보고조작 추궁에 "동의못하나 유족엔 죄송"[국정원장 청문회]
25일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선 ‘세월호 사고 보고 조작’에 관해 야당이 집중적으로 추궁하는 모습이 청문회 내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내며 ‘세월호 7시간’ 의혹의 핵심사안이던 대통령 최초 보고시각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이를 부인하면서도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서는 “국민 안전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주최 인사청문회에서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2014년 7월) 국회 세월호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했던) 최초보고시각과 최초지시시각을 특위 위원들에게 허위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가 2014년 4월 16일 사고 당일 최초보고시각을 오전 10시로, 최초지시시각을 오전 10시15분으로 진술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검찰 조사 결과 실제 보고시간은 10시 19~20분이었는데 야당은 김 후보자가 당시 청와대의 ‘짜 맞추기’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조작되고 허위보고 됐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당시 판단은) 모든 정보를 종합한 결론이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자가 2017년 9월~2018년 7월 미국에 머물며 검찰수사를 회피한 정황이 있다며 몰아세웠다. 당시 검찰은 김 후보자가 귀국하지 않자 2018년 3월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여권 무효화 조치를 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국가정보기관 수장이 되겠다는 분이 검찰 소환요구에 불응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미국 스탠퍼드대 방문 조교수로 당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고, 국제적인 콘퍼런스에 기조 발제자로 세미나도 해야 하는 등의 상황을 검찰에 설명해 드렸다”고 답했다.
이에 조정식 의원이 “대학 강의는 2018년 3월 끝났는데 왜 곧바로 귀국하지 않았느냐”고 재차 추궁하자 김 후보자는 “죄송하다. 공직자로서 조심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세월호 문제에 대한 야당의 질타가 계속 이어지자 김 후보자는 “세월호로 인해 이루 말할 수 없는 비극을 겪으신 유가족들에게 정말 온 마음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죄했다. 이어 “국가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참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주도로 법무부에 신설될 인사정보관리단과 국정원이 인사정보를 공유할 가능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정원 인사정보가 법무부 인사검증뿐만 아니라 수사에도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이에 김 후보자는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신원조회 업무를 할 생각”이라며 “국정원법과 보안규정에 규정된 대로 국가 기밀을 취급하는 주요 공직 대상자에 대해 신원조회 요청이 온다면 협조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저에게 ‘국정원장이 된다면 절대로 국내정치에 관한 것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엄명을 내렸다”고도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할 의지는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코로나 백신 지원에 대해선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이 답이 없는 상태"라며 "중국으로부터 긴급한 의약품은 일부 공급받은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해선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한·미 외교정책에 대해선 “(대외정책이) 북한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다소 미흡했다”며 “미국과 공조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게 공동목표인데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하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창립 멤버로 가입한 것에 대한 중국 측 반발에 김 후보자는 “(한국 정부를) 병졸처럼 폄하한 것을 수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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