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수난시대..네이버 연중 최저, '스냅 쇼크'로 나스닥 2.35%↓

이태윤 2022. 5. 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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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월마트발(發) 어닝 쇼크에 하락했던 뉴욕 증시가 이번엔 ‘스냅 쇼크’를 겪었다. 24일(현지시각) 나스닥은 전날보다 2.35% 급락했고, 국내 증시에서 네이버는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다. 사진은 24일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연합뉴스

기술주 수난시대다.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 속 유동성 잔치가 끝나며 휘청이던 기술주에 경기 둔화 우려까지 가세했다. 뉴욕 증시에 몰아친 '스냅 쇼크'에 24일(현지시각) 나스닥은 2.35% 급락했다. 네이버는 25일 장 중 52주 최저점을 경신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과 같은 2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는 하루 전인 지난 24일 전거래일보다 4% 넘게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장 중에는 26만2500원까지 밀렸다. 네이버 주가는 올해에만 29.3%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12.43%)의 배가 넘는다. 지난해 7월 고점(46만5000원)과 비교하면 42.8% 급락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카카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25일 카카오 주가는 8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올해 초(11만4500원)보다 28.56% 내렸다. 시가총액(시총)도 쪼그라들며 올해 초 코스피 시가총액 6위에서 10위로 밀려난 상태다. 기술주는 흔들렸지만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44% 오른 2617.21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약세는 국내 증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며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속도를 내면서 기술주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동성 잔치가 끝나며 기술주의 수난이 찾아온 것이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디지털투자전략 팀장은 “전 세계 기술주가 고전하는 이유는 금리 인상 때문”이라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 상황에서 수혜를 보며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측면도 있는 탓에 최근 낙폭이 더 크다”고 말했다.

기술주의 경우 미래에 예상되는 기대 수익이 주가에 먼저 반영된다. 하지만 사업 자금 등을 대출로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금리 상승기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의 속도를 올리며 올해 들어 나스닥 지수는 27.58%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지수(-12.7%)나 S&P 500지수(-17.8%)보다 하락 폭이 크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4일(현지시각)에는 미국의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 업체 ‘스냅’의 부진한 실적이 기술주의 발목을 잡았다. 스냅이 전날 마감 후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고, 그 영향으로 24일 하루에만 주가가 43.08% 급락했다. 경기 둔화 우려 속 광고비 축소 등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주가를 끌어내린 것이다.

스냅발(發) 공포는 기술주 전반으로 퍼졌다. 메타(-7.62%)와 테슬라(-6.93%)는 7% 안팎의 급락세를 보이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4.95%)과 트위터(-5.55%), 애플(-1.92%), 아마존(-3.21%), 엔비디아(-4.40%) 등도 급락했다, 기술주의 동반 하락에 이날 나스닥은 전날보다 2.35% 하락했다.

당분간 기술주의 부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 팀장은 “하반기 미국의 물가 오름세가 상반기보다는 꺾일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Fed의 돈줄 죄기(금리 인상+양적 긴축)가 이어지는 한 경기 침체 우려도 계속되며 기술주 반등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와 관련해 “물가가 뛰며 물류비나 인건비 등이 급등하는 환경은 네이버와 카카오에 불리하다”며 “커머스(전자상거래)나 콘텐트 사업 등 투자한 곳에서 성과가 나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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