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목회사역 펼칠 수 있어"
5년 전 일이다. 국내외에서는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기념 예배와 학술 강좌가 잇달아 열렸다. 당시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새기자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온 이유는 교회를 향한 세상의 시선이 곱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교회를 생각할 때면 부정적인 이미지들만 떠올리곤 했다. 국제독립교회연합회 회장인 임재환 목사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어느 목사님은 수십 년 목회했는 데도 교인들의 신앙을 조사해보니 너무 실망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 목사님이나 신학자 중에서도 교회가 중세의 교회처럼 변해버렸다고 한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상당히 실망스러웠는데 달리 생각하니 이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기도 했습니다. 뭔가가 엉터리인 것을 알아야 고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지난 뒤 지구촌에는 미증유의 위기가 닥쳤다. 바로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다. 코로나는 한국교회의 환경을 엄청나게 바꿔 놓았다. 세상은 ‘대면 시대’에서 ‘비대면 시대’로 전환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어디서든 예배하고 언제든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임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 성도들이 하나의 교회, 한 명의 목회자만 바라보는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그러면서 그는 교단을 넘어 복음과 개혁을 중심에 둔 국제독립교회연합회의 활동을 소개했는데,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목회자라면 ‘거룩’을 몸에 새겨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목회자들에게서 ‘아름답지 못한 냄새’를 맡곤 한다. 국제독립교회연합회는 목회자들이 교권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목회사역을 펼칠 수 있도록 해주는 곳이다. 국제독립교회연합회는 목회자가 세속적인 리더로 살아야 하는 고통을 안타까워하면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고민을 했던 주인공은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설립자인 박조준 목사로, 박 목사는 오랫동안 복음과 개혁의 교회 공동체를 꿈꿨다.
성경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진리의 복음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대는 다르다. 부대는 항상 새것으로 바꿔줘야 한다. 유대인들은 짐승 가죽으로 부대를 만들어 포도주를 담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가죽 부대는 낡아지기 일쑤였다. 가죽의 신축성이 떨어져 딱딱해지곤 했다. 이것을 교회의 일에 대입해 생각하면 교회의 경직성, 혹은 수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부대가 되면, 즉 그런 교회가 되면 그 안에 담긴 포도주, 곧 복음은 쏟아지고 만다. 아무리 좋은 포도주라 해도 땅에 쏟아진 포도주는 다시 담을 수 없다.
국제독립교회연합회는 복음의 본질을 손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개혁을 해보자는 각오를 마음에 새기고 각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가 최우선으로 생각한 것은 목회자들이 교단 정치에서 자유로워지는 거다. 교단 정치는 교회를 보호하고 목회자들을 응원하는 역할을 하지만 때론 ‘정치’에 쉽게 휩쓸리는 경향을 띠곤 한다. 이 때문에 목회자들이 자유롭게 사역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제독립교회연합회는 교회 조직을 부드럽게 해 ‘살아 있는 교회’가 되게 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교회 조직이 너무 경직되면 구성원들이 교인이 아니라 세속 정치인처럼 보일 때가 많다. 그런 곳에는 정죄와 비난이 사람의 심령을 죽일 수도 있다. 교회는 사람을 살리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는 항상 살아있어야 한다. 국제독립교회연합회는 생명이 살아 있고 생명이 약동하는 푸르고 싱그러운 생명 공동체를 꿈꾸는 교회들이 모인 곳이다.
물론 자율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신앙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 그래서 국제독립교회연합회가 강조하는 것이 신앙고백이다. 이 단체는 소속 교회에 신앙고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초대교회 때부터 교회들은 올바른 신앙고백을 반복함으로써 교회가 이단에 휘둘리지 않도록 했고 성도들이 세속적인 것들에 물들지 않게 만들었다.
국제독립교회연합회는 아울러 개혁 정신을 바탕에 둔 신학적인 고민을 쉬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이 단체의 약점은 교회들을 지도할 상위 기관이 없다는 거다. 이 때문에 견제나 제재가 쉽지 않다. 국제독립교회연합회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주 학술 강좌나 세미나를 열고 있다. 교회 간 유대를 통해 연합을 추구하고 개혁 정신을 지속해서 함양하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즉 복음의 본질이 손상당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교회를 종교개혁 5대 강령을 기반으로 한 ‘그리스도 예수의 교회’로 세우려는 것이 국제독립교회연합회의 핵심 철학인 셈이다.
임 목사는 “시간이 가고 쓰임이 많아지면 세상의 무엇이든 굳어질 수밖에 없다. 우린 이 점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만물을 새롭게 하는 주님의 은혜를 믿고 나아갈 것입니다. 언젠가 다음세대 목회자들이 가슴 뛰는 목회, 하나님의 은혜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교회에서 목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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