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민주당 많이 잘못" 윤호중 "사과는 개인 입장"
6·1 지방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한껏 몸을 낮추는 모습이 나왔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2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세 현장에서) ‘민주당이 왜 철저히 반성하지 않느냐’는 질책이 많았다”며 “정말 면목이 없다. 정말 많이 잘못했다”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꿔나가겠다”며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겠다. 민주당을 팬덤정당이 아니라 대중정당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당 안팎의 강경파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킨 정당이다. 이 전통을 이어가겠다”며 “다른 의견을 ‘내부총질’이라고 비난하는 세력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1시간30분 뒤엔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같은 자리에 섰다. 김 후보는 “정말 우리 민주당에 큰 변화와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며 “국민 여러분이 옳다. 저희가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김 후보는 석과불식(碩果不食)이란 말을 인용하며 “민주당을 심판하시더라도 씨앗은 남겨 달라. 종자가 될 곡식은 남겨 달라”며 “저 김동연이 낮은 곳으로 들어가 변화를 만들어낼 씨앗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두 사람의 기자회견 직후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이해한다.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박 위원장과 김 후보의 입장 발표는 승부처인 경기·충남·강원·인천의 선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일보·한국갤럽 조사에서 충남은 오차범위 내에서 양승조 민주당 후보의 우세 폭이 6.4%포인트(5월 1~2일)→4.4%포인트→2.1%포인트(21~22일)로 줄어들었다. 경기지사 여론조사도 고전 중이다. 당내에서 “충남·인천에서 열세가 계속되면 경기도 질 수 있다. 자칫 ‘퍼펙트 스톰’으로 갈 수 있는 위기 상황”(수도권 의원)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당내 강경파인 김용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과로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 새로운 약속보다 이미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라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도 박 위원장 사과에 대해 “당과 협의된 것 없다”며 “개인 차원의 입장 발표로 알고 있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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