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기자 질문 어떡하나" 묻자 尹 "그냥 지나간다"

김경희 2022. 5. 2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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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국방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회의장단과의 저녁 만찬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임기 만료를 앞둔 국회의장단을 서울 용산 집무실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만찬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젠더 갈등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선 국면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고 불필요한 갈등이 있었는데, 선거 때와 대선 이후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제가 정치를 시작한지 얼마 안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지명한 국무위원 18명 가운데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등 단 3명이다. 그러자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이어 남성 편향적 내각 구성으로 부족한 성 평등 의식을 보여준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윤 대통령은 “최근 공직 후보자들을 검토하는데 그 중 여성이 있었다. 그 후보자의 평가가 다른 후보자들보다 약간 뒤졌는데, 한 참모가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게 누적돼 그럴 거라고 하더라”며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도 남성 위주의 내각 구성을 지적한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자에게 비슷한 취지로 답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공직사회에서, 예를 들어서 내각의 장관이라고 하면, 그 직전의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질 못했다“며 “각 직역에서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여성들에게) 이런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국회의장단을 접견하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 액자를 선물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진석 국회부의장, 박 의장, 윤 대통령, 김상희 국회부의장, 이춘석 국회사무총장. [사진 대통령실]

한편 이날 만찬에는 김 부의장을 포함해 박병석 국회의장, 정진석 국회부의장, 이춘석 국회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야당 인사와 가진 첫 공식 만찬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정 부의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민주당 출신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 대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박 의장은 “새 정부의 첫 총리인만큼 신중하게 했다. 이제는 여권이 화답할 때”라며 “여야 협치를 존중해 주시면 좋겠다. 윤 대통령이 꼭 성공하시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다만 대북정책과 관련해 “평화를 지키면서 평화를 만드는 과정도 함께 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의장은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오신 걸 보면서 국민들께서 이제 5ㆍ18 기념식과 관련해 여야 갈등이 없겠구나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시정연설 때) 강한 의회주의자로서의 소신을 얘기해주셨다. 의회주의의 핵심은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이라며 “그런 얘기를 해주셔서 깊이 공감했다. 대통령이 된 뒤엔 소통이 어려워지는데 힘드셔도 꾸준히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정 부의장은 “대통령실이라고 하는 게 권위적이고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 이런 변화를 만들어주신 노고에 감사드린다” 고 말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참모들과) 한 건물에 있으니 언제나 부를 수 있고, 비서관들이 집무실로 막 들어오기도 한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가까이 있으니 내부적으로 소통이 참 편하다. 국민들과 잘 소통하려면 내부 소통이 먼저 잘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국회의장단을 접견한 후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함께 청사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과 국회의장단은 비서관실이 모여 있는 용산 국방부 청사 6층을 함께 둘러봤다. 이어 만찬장으로 가기 전 윤 대통령이 매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지하 1층을 지나갔다. 윤 대통령은 “여기서 아침마다 기자들을 만난다. 조금이라도 늦게 오면 지각한다고 할까봐 늦게 올 수가 없다. 출근할 때마다 오늘은 기자들이 무슨 질문을 할까 생각한다. 어떤 날은 예상한 질문이 나오고, 어떤 날은 전혀 다른 질문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장이 “예상 밖의 질문이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그냥 지나간다”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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