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025년까지 국내 63조 투자"..美 투자의 5배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사가 2025년까지 63조원을 투자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 중 약 13조원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지 이틀 만에 국내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이번 국내 투자 규모는 미국 투자액의 5배가량 된다.
“국내 63조 투자…미국의 5배”
현대자동차그룹이 앞으로 3년6개월간 투입하는 63조원은 현재도 활발하게 고객 수요가 유지되는 내연기관차 사업에 절반 이상인 38조원이, 미래 먹거리인 전동화 및 신기술 사업에 25조원가량 쓰인다.
구체적으로는 ▶내연기관차 등 기존 사업의 상품성 및 서비스 품질 향상(38조원)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등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16조2000억원), ▶로보틱스·도심항공교통(UAM) 등 신기술 및 신사업(8조9000억원) 등이다.
기존 내연기관차 사업에 가장 많은 투자가 집행된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대다수 부품 협력사가 전동화 체제로 이행할 여력이 없다”며 “.기존 사업에서 수익이 나야 이들도 친환경 미래차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내연기관차 사업에 38조 투입
사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세계 5위(점유율 5.1%) 수준이지만, 전기차 판매로 대규모 수익이 나는 구조는 아니다. 2025년에도 내연기관차가 국내 판매량의 80%를 차지할 전망이다. 즉 기존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기아는 내연기관 제품의 라인업을 최적화하고, 현대모비스는 내연기관차의 부품 품질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장비·설비 증설, 생산라인 효율화 등 안정적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이를 통해 생산과 판매의 경쟁력 우위를 유지할 방침이다.
모빌리티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전동화와 친환경 산업 분야엔 2025년까지 16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다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이 추진된다.
핵심 부품과 선행기술, 고성능 전동화 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 분야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국내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도 구축할 예정이다.
로보틱스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에는 8조9000억원이 투입된다. 로보틱스 분야에선 차세대 웨어러블로봇·서비스로봇 등의 모델과 기술을 개발해 실증화에 나서고, AAM 부문에서는 UAM와 지역항공모빌리티(RAM) 기체 개발과 핵심 기술 내재화, 인프라 조성에 주력한다.
커넥티비티 부문에서는 차량 제어기술 무선 업데이트(OTA), 제어기 통합, 서버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리던던시(이중안전기술) 시스템 등 레벨4 요소기술 개발에 나선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동화 모빌리티로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전환하는 격변기에 있다”며 “그룹 주력 3사가 국내에 대대적으로 투자해야 국내 자동차 산업 전체가 발전하고,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된다. 결과적으로 한국이 주도적으로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국내 대규모 투자가 국내 자동차 생산 및 수출 확대→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성장 및 활성화→국내 신성장 산업 동력 확보 등으로 선순환할 거란 기대다.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에 긍정적”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향후 5년간 윤석열 정부의 친환경 모빌리티 정책 기조에도 부합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대규모 투자에 따른 낙수효과로 국내 부품업계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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