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첫 한미정상회담, '안보·경제' 얻고 '불안'은 덤?

황인성 2022. 5. 2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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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가 "韓기업 글로벌 진출 '청신호'..안보 동맹 따라 기술 이권"'
"IPEF 참여, 중국 자극..즉각 경제 제재 힘드나 긴장감↑"
한미정상회담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이른 한미정상회담 개최에 따라 굳건한 한미 동맹이란 결과물을 얻었지만, 중국·북한과의 관계 개선에는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경제 안보 협력 강화 약속으로 한국기업들의 미국진출과 미국 주도의 첨단 기술확보에는 유리해졌지만,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공식 참여와 쿼드 정상회의 참석으로 중국·북한과의 관계가 더 껄끄러워지면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중국 경제 제재 가능성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21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으로 이뤄진 한미정상회담은 2박 3일 간의 일정을 끝으로 마쳐졌다. 양국 간 성명서를 통해 수많은 경제 안보 협력 방안이 제시됐고, 이는 한미 간 군사동맹과 안보경제 동맹의 구축으로 점철된다. 특히 IPEF 참여를 공식화가 맹점이다.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그동안 소원했던 한미 관계가 이번 회담으로 다시 굳건해졌고, 경제적 이득을 기약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다수였지만, 그간 어렵게 유지해온 균형 외교를 단 한 차례 회담으로 무너뜨려 국민적 불안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미중 패권 다툼 속에서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문재인 정부로 인해 자유 진영에서 소외되는 듯한 인상을 받아왔으나 이번 회담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 내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논의가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특히 이번 회담에서 군사동맹을 넘어 한미 간 경제·기술동맹 관계가 마련되면서 세계를 주 무대로 하는 한국기업들의 진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략적 경제·파트너십을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침체했던 국내 원전 산업에 대한 협력방안을 공동성명에 넣었다는 사실에 높은 점수를 줬다. 

손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원자력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큰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내 원자력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마련됐다”며 “미국과 한국이 모두 윈윈(WIN-WIN)하는 아주 획기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열린 소인수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IPEF 참여 등 사실상 중국 견제...한중관계 악화 우려
“당장 제재 없겠지만...최악 경우 제2의 요소수 대란 가능성” 

이번 한미정상회담으로 중국이나 북한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거란 전망도 크다. 윤석열 정부는 회담에 따라 IPEF 참여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고 적극 해명했지만, 중국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IPEF를 “분열과 대항을 만드는 도모”라고 규정했다. 그는 “세계 경제 회복에 도움이 돼야 한다며 산업망 안정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IPEF를 중국 견제 시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제 통상 전문가들은 한미정상회담의 성과가 전혀 없지 않다면서도 한반도 평화와 대중국 경제 제재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복잡하게 얽힌 경제 무역 관계로 인해서 당장 직접적인 경제 제재까지 나타날 가능성은 적지만, 지난해 요소수 대란처럼 중국이 특정물품의 수출을 제한할 때는 국내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국내 산업의 주원료와 핵심 광물들은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며, ”중국이 갑자기 해당 품목들의 수출을 통제하면 국내 기업들의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만큼 중국과의 신중한 관계 설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최요한 경제 평론가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서 미중 패권 전쟁 중 확실히 미국 편에 서겠다 윤석열 정부의 5년 통치 철학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면서 “중국을 의식해 ‘안미경세(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라는 표현을 썼지만, 내용상으로는 ‘안미경미’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일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이 윤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 전한 5가지 건의 사항 중 하나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 수호의 강조였고, 이는 결국 IPEF를 견제했던 것”이라며 “그런데도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IPEF 참여 공식화해 한중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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