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논단] 설교.. 패턴으로 건축하라

2022. 5. 2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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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팬데믹(pandemic)은 B.C.(Before Corona)와 A.D.(After Disease)로 구분할 정도로 인류 역사에 대단한 파장을 일으켰다. 코로나 19로 인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 모든 영역은 큰 위기상황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한국교회의 설교 영역도 예외는 아니다. 온 라인 예배가 실시되자 ‘유투브 신 유목생활’ 혹은 ‘유투브 수평이동’이 현실화 되면서 회중은 더 감동 있는 좋은 설교를 찾아 유랑(流浪)하고 있다. 이에 예전보다 설교의 중요성이 더 부각이 되었다. 신학자 에밀 부르너(Emil Brunner)가 언급한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말씀을 선포하는 설교이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세상이다.

설교는 두 가지의 중요한 요소로 구성된다. ‘무엇’(what)과 ‘어떻게’(how)이다. 지금까지는 본문의 석의나 주해를 의미하는 ‘무엇’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설교라는 양식은 음식의 내용과 동시에 그 음식을 담을 적절한 ‘그릇’이 준비되어야 하는데, 이 ‘그릇’ 역할을 하는 것이 ‘어떻게’(how)에 해당되는 설교 패턴이다. 또한 설교의 패턴은 건축에 비유할 수 있다. 예전의 아파트 건축은 마치 성냥갑과 같이 실용적인 측면만을 중요시했다. 그러나 요즈음 아파트는 호텔을 방불하게 할 정도로 미적 감각과 세련됨의 극치를 이룬다. 설계 도면과 시방서를 가지고 건축을 다양하고 정교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에 설교도 건축과 같이, 아름답고 시대에 맞게 설교의 건축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에 “설교, 패턴으로 건축하라!”에 대하여 몇 가지 부분으로 논의를 진행한다.

첫째, 설교 패턴(pattern)이란 무엇인가

패턴이란 단어는 스타일(style), 디자인(design)과 같은 단어이다. ‘양식’, ‘무늬’, ‘문양’이라 불리 운다. 그러나 설교학에서는 ‘유형’(類型) 혹은 ‘형태’(形態)를 말한다. 대부분의 설교자들은 자기방식에 고착된 설교유형만을 가지고 평생 설교를 하던지, 아니면 거의 인식도 하지 않은 채 설교한다. 설교 형태는 마치 몸의 뼈와 같아서 겉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설교를 지탱해주는 견고한 틀이다.

둘째, 다양한 설교패턴이 왜 중요한가

다양한 설교형태를 깊이 숙지하면 성경의 다양한 장르를 잘 표현 할 수 있다. 성경저자는 그 당시 회중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하여 시, 서신, 이야기, 잠언 등과 같은 다양한 장르로 저작 하였다. 그런데 설교자가 천편일률적으로 한 가지 설교 형태로만 설교를 구성하는 것은 견강부회(牽强附會)이다. 새로운 설교학운동의 포문을 연 크래독(Fred B. Craddock)은 As One Without Authority(권위없는 자처럼)에서 말하길 “성경은 표현양식에 있어서 풍부한 다양성을 가진다. 시, 역사적 이야기, 잠언, 비유, 서신, 대화 등의 형식을 가지는데, 많은 설교자들은 그러한 보배들을 메시지로 전달 할 때, 언제나 동일한 형식(same form)만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또 설교의 유형을 잘 알면 설교가 논리적이고 더욱 풍성해진다. 그러나 설교유형을 무시하면 설교가 ‘예화 진열장’이나 ‘비논리적 설교’가 되고 길어진다.

셋째, 설교형태를 잘 숙지하면 회중에게 ‘들리는 설교’가 될 수 있다.

포스트모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회중은 재미없고, 지루하며, 언제나 단조로운 형태의 설교를 사양하고 거부한다. 언제나 ‘삼대지 주제설교’와 같은 천편일률(千篇一律)적인 설교의 방식으로 전달하는 설교는 회중의 집중력에 한계를 느끼게 하며, 설교가 주중에 들려오는 많은 이야기 중의 한가지로 전락하게 만들기 때문에 다양한 설교의 형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다양한 설교패턴엔 무엇이 있는가

전통적인 삼대지 주제설교를 위시하여 본문설교, 강해설교, 원전설교, 주석설교, 분석설교, 상관설교, 양극구조 설교, 본문점맥식 설교, 네 페이지 설교, 이야기체 설교, 현상학적 전개식 설교 등이 있다. 또한 설교의 형태론을 벗어나서 분류되는 상담설교, 예언적 설교, 성서정과 설교, 성령이 이끄는 설교 등이 있다. 특히 새로운 설교학운동(The New Homiletic)에서 눈여겨볼 설교형태는 연역법과 귀납법이 조화를 이루고 영상세대에 가장 유용한 네 페이지 설교(The Four Pages of the Sermon)이다.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이야기에 열광하는 현대인들에게 ‘들리는 설교’인 이야기체 설교(Narrative Sermon)이다.

넷째, 설교 패턴의 효과성은 무엇인가

우선 설교자가 설교패턴을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설교 메시지의 전달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설교자와 회중 사이에서 설교가 커뮤니케이션이 된다는 의미이다. 아울러 설교의 다양성과 역동성의 효과를 가지게 되어서, 단순한 말씀의 정보를 전달하는것을 넘어서 회중이 말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두 가지의 효과로 인해 설교는 물 만난 고기와 같이, 설교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설교가 감칠맛 나고 회중에게 들리는 설교가 될 수 있다. 만약에 설교자가 4-5개의 설교 형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면 설교의 효과는 더욱 빛이 날 것이다.

같은 토지에다 어떤 아파트나 건물을 짓느냐에 따라서 도시미관이 달라진다. 설교 건축도 마찬가지이다. 설교 본문이라는 토지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본문이라는 대지위에 건축의 형태에 따라서 좋은 설교 건축가가 될 수도 있고, 실패한 설교 건축가도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설교자가 설교의 준비과정에서 발견한 보석과 같은 메시지가 적절한 설교의 패턴을 만난다면 설교는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미국 루터교 설교학자인 데이비스(Henry G. Davis)는‘설교 디자인’에서 “설교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은 나무이다”라고 했다. 그만큼 설교의 역동성을 중요시했다. “설교, 패턴으로 건축하라!”가 현대설교의 새로운 방향과 흐름을 결정해주는 역동적인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그래서 “목사님의 설교가 달라졌어요”라는 강단의 풍성함이 있기를 기도하고 기대하며 기다린다.

조성현 웨이크사이버신학원 교수

조성현 목사는= 종교개혁 표어인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의 기초 위에 세워진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인준 신학 교육기관인 웨이크사이버신학원에서 설교학 교수로 섬기고 있다. 또한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Div), 미국 샌프란시스코 Theological Seminary(D.Min 설교학), 계명대학교 일반대학원(Ph.D 예배설교학)을 수학했으며, 현재 부산장신대학교 예배설교학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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