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기 경례, 앉아서 경례..尹 결례논란, 해명 놓고도 충돌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연달아 크고 작은 의전상 결례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불거진 논란의 발단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SNS에 올린 사진 한 장이었다. 해당 사진에는 2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ㆍ미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미국 국가에 맞춰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올리며 경례하는 모습이 찍혔다. 그러나 같은 사진에서 바이든 대통령 왼쪽에 있던 박병석 국회의장과 다른 테이블에 있는 한국 측 참석자들은 가슴에 손을 올리지 않은 차렷 자세였다.
이를 놓고 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의전상 결례”, “대통령이 국격을 낮춘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외교 상대국 국가가 나오는데 대통령이 가슴에 손을 올리는 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23일 언론 공지를 통해 "상대 국가를 연주할 때 가슴에 손을 올리는 것은 상대국에 대한 존중 표시”라며 “의전상 결례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이 해명이 “억지스럽다”는 재반론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평생 검사로 수사만 했기에 여러 실수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이후에 있었던 대통령실 해명이 너무 억지스러워 말이 좀 안 된다. 대통령의 외교 데뷔 무대이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미국과의 정상회담이라면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 취임 첫날에는 군 예절이 도마에 올랐다. 윤 대통령이 10일 0시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군통수권을 이양받는 과정에서 앉은 채로 거수경례를 받는 장면이 소개됐는데, 온라인 상에서 “거수경례 시 기본자세는 선 채로 차렷인데, 군 예절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며 화제가 됐다.
다만 정부는 이에 대해 13일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앉아서 경례가 군 예절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는 해명자료를 올리며 적극 반박했다. KTV국민방송을 통한 팩트체크 형식의 이 자료에는 “군예식령 14조에서는 거수경례를 기본으로 하되, 앉아서 경례를 받을 땐 목례도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즉 앉아서 경례를 받을 수 있다고 전제를 두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 담겼다. 실제 10일 보고 자리에선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 인사들이 앉아서 경례를 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16일 윤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인사패싱’ 논란이 일었다. 당시 여야 의석을 향해 각각 한 번씩 몸을 숙여 인사한 뒤 연단에 오른 윤 대통령이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인사를 하지않고 연설을 시작하려고 하자, 박 의장은 웃으며 “대통령님, 의장께도 인사하십시오”라고 청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도 뒤돌아 박 의장에게 정중하게 몸을 숙여 인사했다.
짧은 해프닝이었지만 의전 전문가들은 “분 단위로 동선과 시나리오를 짜는 대통령 의전구조에서 발생하기 어려운 실수”라고 지적했다. 전 정부에서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을 모시고 하는 행사는 동선과 시나리오를 시간순으로 다 적는다. 가령 영빈관 행사에선 대통령이 몇시 몇분에 영빈관에 도착하고 몇분에 입장할지, 그리고 어떻게 인사를 할지도 다 정리해 대통령에게 미리 안내한다”며 “대통령실 시나리오가 부족했거나, 의전 파트에서 제대로 설명을 못했거나, 대통령이 까먹었거나 셋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다만 여당 내부에선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되지 않은 대통령인 만큼 지금은 작은 실수가 있더라도 곧 익숙해 질 것이고, 체제도 빠르게 정비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여의도 경험이 없지만 인사를 아끼는 스타일이 아니다. 미국 국가가 나올 때 가슴에 손을 올린 것도 동맹국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행동”이라며 “큰 논란이 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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