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도의' 지킨 민주당..국회의장 후보로 김진표 선출

고수정 2022. 5. 2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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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경선, 전반기 양보 명분·당위성 결과로 해석
친노·친문 진영 중도 분류..金 "민생 국회에 최선"
민주당 몫 부의장엔 김영주..2번 연속 여성 선출
2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화상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김진표 의원이 전혜숙 의장단 선출 분과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자로 선출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 권위를 지키는 의장, 입법부 수장으로 할 말은 하는 의장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4일 비공개 화상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의장 경선 투표를 실시한 결과, 김진표·우상호·이상민·조정식(가나다순) 후보 중 김진표 의원이 최다 득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국회의장 선출은 본회의 투표를 거쳐야 하지만, 김진표 의원이 167석의 원내 과반 제1당인 민주당의 의장 후보로 선출됨에 따라 사실상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도의적인 명분과 당위성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당초 당내에서는 김 의원이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 당시 6선인 박병석 의장을 추대하기 위해 출마를 접은데다, 의장직 재출마를 오랜 기간 준비해온 만큼 김진표 의원의 최다 득표를 예상해 왔다.


경제 관료 출신인 김진표 의원은 노무현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냈고,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격이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을 지냈다.


이러한 이력의 영향으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 SK(정세균)계 등의 고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표 의원은 총 166표 가운데 절반을 넘는 89표를 얻어 우상호 의원(57표)을 앞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표 의원은 의장 후보로 선출된 직후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이 확실히 작동하는 국회, 의원 한 분 한 분이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국회, 그래서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볼 때 많은 성과를 내는 민생국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회의 권위를 지키는 의장, 입법부 수장으로서 할 말을 다 하는 의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 몸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른다"며 "당적을 정리하는 날까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적을 정리하고 무소속 신분이 되는 등 국회의장 자리가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는데 대해 "정치인으로 자기 철학과 소신에 따라 내가 선택한 민주당에 지난 20년간 소속돼 한 번도 떠나지 않고 봉사해오고 나름대로 민주당으로부터 큰 은혜를 받았다"며 "의장으로 선출되면 당적을 버려야 하고 국회를 대표하는 역할이 필요한 것도 사실인데, 그것을 잘하는 것이 정말로 민주당을 돕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소야대 국면에서의 의장 역할과 관련해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으려면 여야가 잘 협치해서 민생 정책이나 개혁 과제들을 잘 합의 처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협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협치도 어디까지나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이 지켜지는 가운데 실질적 협치가 가능하다 생각한다"며 "그래서 국회를 (정부의) 거수기로 생각해서는 협치가 안 된다. 그런 점에서 국회의장으로서 협치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할 때 할 말은 꼭 하고 의장으로서의 입장과 진의도 필요할 때 밝히는 게 협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4일 오전 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온라인 화상회의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나선 김진표 의원과 부의장 후보로 나선 김영주 의원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 몫 부의장 후보로는 4선의 김영주 의원(서울 영등포갑)이 선출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 몫 부의장은 김상희 부의장에 이어 2회 연속 여성 의원이 맡게 됐다.


김영주 의원은 농구선수를 하다가 노동 운동에 투신해 정계로 진출한 이력의 소유자로, SK계로 분류된다. 문재인정부에서는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김영주 의원은 "국회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바꾸고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어 신뢰를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여야 간 소통의 메신저가 돼 대화와 협치의 의회정치 복원에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국회의장·부의장 선출은 최종적으로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표결을 거쳐야 하지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어서 기한에 맞춰 의장단을 선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역대 국회에서 후반기 의장단이 제때 출범한 건 지난 19대 국회의 정의화 의장 당시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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